[2차전지 하반기 전망 - Energy Transition Series #1]
'모순’
2차전지-김현수, 홍지원
에너지소재-윤재성, 신홍주
* Intro: 하나증권에서 Energy Transition Series를 시작합니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큰 담론 하에서 글로벌 트렌드를 짚고,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들의 생각을 콜라보 형태로 담아 시장과 꾸준히 소통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 첫번째 주제는 2차전지입니다.
자료링크 :
https://bit.ly/3QD35Gt
▶ 탈탄소는 머니 게임이다. 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류가 다같이 힘을 합쳐 지구를 구한다는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다. 미국과 유럽 입장에서 탄소 중립 경제로의 전환은 물가와 에너지 안보라는 경제적 실익이 있다. LCOE가 낮고 자국 내 발전 시설을 설립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는 물가와 에너지 안보 측면의 이익을 가져다준다. 전기차로의 전환 역시 이러한 이익 추구 행위의 일환이다. 이타심이 아니라 이기심(이익 추구)에 기초하고 있기에 탈탄소 전환과 전동화는 구조적이다.
▶ 에너지 전환 자체는 구조적이나, 전환의 속도는 상기한 두 가지 이익(물가와 에너지 안보)의 크기가 결정한다. 금융위기와 Pandemic이 가져다 준 미증유의 제로금리 환경은 지난 15년간 친환경 관련 투자의 경제성을 크게 높여주었으나, 금리 상승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재생에너지의 Capital cost와 LCOE가 크게 상승했고,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투자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물가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는 친환경 담론의 첫번째 당위가 고금리 환경에서 크게 약화된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오히려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돈을 아끼려다가 돈이 더 들어가는 모순이다. 이는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다.
▶ 화석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어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겠다는 두 번째 당위 역시 공급망으로 인한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시대의 기초 자산인 배터리, 그리고 그 배터리 제조원가의 50%를 차지하는 광물은 중국의 공급망 패권이 막강한 영역이다. 현재의 공급망 구조 하에서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다면, 자동차라고 하는 국가 기간 산업의 목줄을 중국이 쥐게 되는 형국이다. 에너지 전환을 통해 안보 이익을 추구하였으나, 공급망 이슈로 인해 오히려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는 모순적 상황이다. 1,2장에서는 상기한 두가지 모순, 즉 돈과 안보의 모순이 배터리 산업에 주는 함의를 다루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Tesla와 Legacy automaker들은 전기차 투자를 늘리고 있을까? 전기차 부문 연간 적자 7조원의 Ford는 왜 적자를 감내하며 투자를 지속하는 것일까? 3년전까지 전기차에 비관적이었던 Carlos Tavares(Stellantis CEO)는 왜 계속해서 'EV All-in'을 강조할까?
▶ 3장에서는 돈과 안보의 모순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전환이 확고한 이유를 다루었다. 본질은 '시간'이다. 인류의 기술 발전 역사는 '시간 가치 극대화'의 역사다. 라디오, 전화기, TV, PC, 스마트폰은 인간이 정보를 듣고, 보고, 가공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단축시켜 주었다. 마지막 남은 영역은 물리적 이동 과정에서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자율주행은 단순히 운전자의 수고를 덜어주는 편의 기술이 아니라, '시간'이라고 하는, 인간에게 가장 유한한 가치를 극대화 시켜주는 기술이며, 그렇기에 필연적 미래다. 그리고 이 때 발생하는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자동차는 전력원과 동력원의 통일을 필요로 한다. 자동차의 전자기기화, 자율주행과 SDV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시대는 전기차라는 스케치북 위에만 그릴 수 있는 미래다.
▶ 결론 부분에서는, 상기한 세가지 모순(돈과 안보의 모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되는 전기차 투자 확대)이 배터리 섹터의 Valuation에 주는 영향을 다루었다. 당분간은 돈과 안보의 모순을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성장 속도 둔화가 불가피하며, 이에 따른 Multiple De-rating 역시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누적 주행거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배터리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는 상기한 Multiple De-rating의 하단을 방어해주는 요인이다. 당분간은 De-rating을 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업종 의견을 Neutral로 하향 조정하고, 개별 종목들에 대해서는 Buy 의견 유지하나 적정 시총 내에서의 Trading Buy 의견을 유지한다.
(컴플라이언스 승인을 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