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장 전 코멘트
DS투자증권 투자전략 양형모
PART I
엔비디아가 다행히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당장은 한시름 놓았습니다만 기존 9월 조심하자는 뷰는 유지합니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 962억 달러로 컨센서스 922억을 4% 웃돌았고, 순이익은 539억 달러로 두 배 넘게 늘어 주당 2.22달러,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 달러로 전년비 117% 증가했습니다. 3분기 가이던스 1,080억 달러는 컨센서스 1,042억을 3.7% 상회했습니다.
결정타는 컨콜에서 나왔습니다. 크레스 CFO가 FY2028 매출 성장률을 70%로 제시했는데 시장 기대는 44%였습니다. 주가는 발표 직후 2% 하락에서 4% 상승으로 돌아서 218달러대에 있습니다. 그런데 상승의 에너지는 2%쯤 부족해 보입니다. 엔비디아도, 함께 오른 메모리와 스토리지도 그렇습니다. 오늘은 그 2%의 정체부터 짚고, 컨콜 발언들을 세 문제로 나눠 푼 뒤, 시야를 10월 초까지 넓히겠습니다.
먼저 부족한 2%의 정체입니다. 셀사이드 컨센서스 기준으로는 매출 4.8%, EPS 6.7%, 가이던스 4.0% 상회로 시원한 승리입니다. 그런데 실제 한계 매수자의 눈높이인 바이사이드 위스퍼로 채점하면 폭이 줄어듭니다. 매출 96.2억 대 서베이 93.6억으로 2.8%, EPS 2.22달러 대 2.19달러로 1.4%, 데이터센터 89.0억 대 서베이 합산 86.8억으로 2.5%, 3분기 가이던스 1,080억 대 1,061억으로 1.8% 상회입니다. 2분기 총이익률 75%는 서베이 75.0%를 정확히 맞췄습니다. 전 항목에서 위스퍼를 넘긴 것은 분명한 성취입니다.
8월 6일에 짚어드린 샌디스크, 그리고 WDC와 AMD가 셀사이드를 부수고도 위스퍼에 미달해 팔렸던 함정을 이번엔 피했습니다. 다만 넘긴 폭이 1~3%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3분기 총이익률 74%는 서베이 74.8%에 0.8%포인트 미달했습니다. 위스퍼 기준으로도 명백한 미스이고, 발표 직후 2% 하락이 그 반응이었습니다.
방향을 뒤집은 것은 표에 없던 항목, 즉 FY2028 성장률 70%였습니다. 순서가 명확합니다. 위스퍼 비트로 하방을 막고, 마진 미스로 눌렸다가, 표 밖의 숫자로 상방을 열었습니다. 그래서 상승분의 성격은 이미 실현된 실적이 아니라 1년 뒤 전망에 대한 지불이며, 검증 부담이 뒤로 이연됐습니다. 에너지가 2% 부족한 이유가 여기 있고,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상승이 시원하지 않은 이유도 같습니다. 이들의 상승 근거 역시 엔비디아의 원가 급등이라는 간접 증거이지 자기 실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문제. 이 실적의 진짜 메시지는 무엇인가. CFO의 세 문장에 다 들어 있습니다. 첫째, 고객들의 수요 전망은 내년 성장이 두 배가 된다고 가리키지만 가이던스는 공급 제약을 반영했다는 것. 둘째, 공급이 최소한 FY2028까지 병목으로 남을 것이라는 것. 셋째, 예상보다 높은 메모리 원가 때문에 총이익률 기대치를 재설정한다는 것입니다.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성장률 70%라는 숫자조차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 깎아낸 숫자입니다. 저희가 지난주부터 말씀드린 명제, 즉 전체 캐펙스는 유지되는데 실제로 깔리는 Q가 원가와 병목에 눌린다는 그림이 공식 확인된 것입니다. 다만 방향은 저희가 우려한 쪽보다 낫습니다. Q가 줄어드는 이유가 공급 부족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원가와 공급의 문제입니다.
두 번째 문제. 그렇다면 마진은 어디까지 가는가. 여기가 이번 컨콜의 핵심입니다. 총이익률 경로가 처음으로 하향 제시됐습니다. 2분기 75%, 3분기 74%(±50bp), 4분기 71~72%로 저점을 찍고 FY2028에 72~73%로 안착한다는 것입니다. 고점 대비 3%포인트 안팎의 압축입니다.
CFO는 그 이유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메모리에서 극단적인 가격 환경을 겪고 있다고 말했고, 메모리 공급사들과 증설을 협의 중이며, 1분기에 가격을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이미 보도됐던 15% 인상이 회사의 공식 발언으로 확정된 것입니다. 그리고 공급 약정은 직전 분기 1,190억 달러에서 2,790억 달러로 두 배 넘게 뛰었는데 주로 메모리 조달 때문입니다.
이 조합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가격 결정력을 가진 기업조차 원가를 다 흡수하지 못해 마진을 3%포인트 내주고 그 일부를 고객에게 전가합니다. 이 원가는 다음 단계에서 하이퍼스케일러의 비용으로, 그다음에는 기가와트당 건설 원가로 이어집니다.
세 번째 문제. 그럼 이 실적은 누구의 승리인가. 엔비디아에게는 마진의 후퇴이지만 메모리에게는 최고의 뉴스입니다. 극단적 가격 환경이라는 CFO의 표현, 2,790억 달러의 조달 약정, FY2028까지 이어지는 공급 부족, 증설 협의까지 전부 메모리 업체의 P와 Q를 보증하는 문장들입니다.
마이크론이 16건의 다년 계약과 약 1,000억 달러의 최소 계약 매출, 220억 달러의 고객 선수금을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수요가 공급 약정보다 50% 많다고 밝힌 것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시간외에서 메모리와 스토리지가 2~3% 오르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순환 금융의 확장입니다. CFO는 OpenAI의 기존과 계획된 약정이 약 12기가와트의 엔비디아 컴퓨팅에 해당한다고 밝혔고, 또 다른 프론티어 랩의 약 2기가와트 컴퓨팅에 선별적 신용 보강을 제공하겠다고 했으며, AI 랩들의 수요가 내년 사업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누군가는 이것을 순환 금융이라 부르겠지만 우리는 다르게 본다고. AWS와는 200만 개의 GPU를 추가 배치하는 파트너십을 확대했습니다. 저희가 지난주에 적은 리스크의 위치 이동이 한 분기 만에 한 단계 더 진행된 것입니다. 매출의 4분의 1이 자신이 신용을 보강해 주는 고객에게서 나오는 구조라면, 이제 감시해야 할 것은 매출의 크기가 아니라 그 매출의 상대방입니다.
실적의 질을 판정하는 기준이 손익계산서에서 우발채무 주석으로 옮겨갔다는 저희 판단은 유지합니다. 다만 오늘 시장이 이것을 악재로 반영하지 않은 이유도 분명합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국면에서는 신용 보강이 리스크가 아니라 점유율 확보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해석이 뒤집히는 조건, 즉 공급이 풀리거나 조달 시장이 경색될 때인데 그것이 다음 스텝의 이야기입니다.
매크로로 넘어가겠습니다. 어제 나온 7월 PCE는 헤드라인 3.7%, 코어 3.3%로 예상 3.2%를 웃돌았는데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엔비디아라는 더 큰 이벤트가 앞에 있었고 잭슨홀이 뒤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이 무반응을 위험 신호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