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익+아바코 컨소시움 BOE 수주의 추가적 의미와 향후>
1.
어제 ChinaBidding에 선익시스템/아바코의 증착기/진공물류장비 입찰 성공 소식이 뜨면서 두 회사의 주가 흐름이 좋습니다. 일각에서는 셀온을 우려하였지만, BOE 수주를 시작으로 향후 타 중화권 업체들 및 LGD/SDC의 수주가능성이 더 열려있다고 해석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먼저, LGD의 벤더사와의 협력 기조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볼까 합니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패널 메이저업체로 SDC와 LGD가 있고 그 밸류체인들이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한쪽 업체에 장비를 납품하면 다른 업체에 납품하기 힘들다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러한 기조부터가 변화하고 있는 흐름입니다.
일례로, 선익시스템부터가 최근 삼성SDI에, 비록 연구용 장비이지만, 증착장비를 납품하였던 사례가 있습니다. 삼성SDI는 유기물 소재를 연구하고, 삼성D가 그 소재를 바탕으로 패널을 제조하니 사실상 삼성D향으로 증착기가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요. 아직까지 애플향 레퍼런스가 부족했던 선익시스템이었지만, 애플로부터 작년에 사용승인을 받았고, 그로인해 경쟁사인 캐논도키에 비해 가격/납기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는 점이 패널 업체들에게 더 어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3.
그러한 선익시스템의 증착장비는 LGD(LG-PRI)와 오랫동안의 협력을 통해 개발되어온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비단 선익시스템 뿐만 아니라 LGD 밸류체인에 속하는 회사들 역시 마찬가지이지요. 또 하나의 예시로, 어제 입찰 성공한 아바코 역시 2000년대 중반 TFT증착장비(스퍼터) 국산화를 LG-PRI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내었고, 경쟁사인 ULVAC대비 더 높은 LGD향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4.
이처럼 LGD(LG-PRI) 협력사들은 공동기술 개발을 하였기 때문에 “LGD에만 장비를 납품할 수 있다” 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번 BOE 8.6세대 증설향 입찰성공이 그 인식을 시원하게 깨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 LGD(LG-PRI)는 죽쒀서 개주는것이냐?”. 그게 아닌, LG같은 경우는 공동개발을 하였기에 기술사용료를 일정부분 수취하고 그 금액을 바탕으로 이익개선 및 Capex투자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가뜩이나 현재 LGD같은 경우는 작년 CEO 교체 이후로 최우선과제가 재무구조 개선이고,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8.6세대 투자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합니다. 중소형 모바일 디바이스 및 차량 디스플레이의 OLED 채택율은 늘어가고 있고, 역체감으로 인해 LCD 패널로 회귀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가고있으니까요. 디바이스 대장인 애플이 그런 흐름을 보여주고 있고요.
5.
그렇기에 LGD 밸류체인에 있는 기업들은 앞으로 예정되어있는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들(CSOT, VisionOx, …)와 국내 업체들(LGD/SDC) 향으로의 수주 가능성이 앞으로도 더 열려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치, 하이닉스에 장비 납품을 성공한 업체가 삼성전자에 납품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만큼요.
6.
2010년대 중반 전까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에, LGD vs SDC 국내 업체들간의 점유율 확보 싸움이 치열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중국업체들이 치고올라오면서 국내 업체들간의 경쟁보다는 한국vs중국 경쟁구도로 가고 있습니다. 그 경쟁속에서 더 높은 기술력과 이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사들을 배타적 납품을 권장하기보다는, “너네가 잘되어서 다른 곳에도 납품해야 우리 기술력도 좋아지고, 기술사용료까지 수취하면 더 좋다” 라는 기조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7. 사족)
여기에 아바코 아조씨로써 아바코 이야기를 한스푼 보태면, 아바코는 이번 입찰에서 “유기물 증착 공정의 진공물류장비”를 입찰 성공하였지만, 향후 TFT, Encapsulation 공정용 물류장비 및 아바코의 십수년간의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LGD에 납품해왔던 (LTPO) TFT증착장비 등의 수주도 기대됩니다. 유기물 증착용 장비가 가장 장납기이기 때문에 협상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왔고, 타 공정용 장비들의 협상 및 입찰은 아직 개시되지 않은 혹은 현재 진행형인 상황입니다. 이러한 흐름까지 보면, 제가 지난번에 게시했던 것처럼 “올해와 내년은 디스플레이 투자 빅 사이클”의 초입부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