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배터리가격 하락을 기다리는 시기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신모델 출시 연기 및 생산량 조절 등의 소식으로 인해 배터리 산업에 대한 노이즈가 심한 상황입니다.
현재 전기차/배터리 산업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 단기적인 것인지, 좀 더 오래 지속될 것인지 대해서는 각자의 뷰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산업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포지셔닝(개인 롱, 기관 숏)에 공매도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더 큰 견해 충돌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중국 사례로 본, 광물가격과 배터리 가격하락 = 전기차 판매량 증가
리튬을 비롯한 광물가격의 하락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배터리 가격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면 지금 보여지고 있는 글로벌 OEM업체들의 상황과 전략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미와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현재 놓여 있는 상황은 올 초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이미 겪었던 과정이기에 중국의 사례를 참고해보면 좋을 것입니다.
리튬, 니켈을 비롯한 여러 광물가격이 고점대비 크게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급등하였던 배터리 가격도 낮아지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중국이 올 초부터 먼저 진행되었고 현재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광물부터 배터리 및 전기차 생산라인까지 다운스트림에서부터 업스트림까지 모든 전기차 밸류체인을 갖춰져 있으며, 관련 거래시장도 매우 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에 다운스트림의 가격변동이 업스트림까지 빠르게 전이 시킬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북미와 유럽은 밸류체인이 아직 미약하고 전통적으로 글로벌 OEM업체와 배터리 업체들 그리고 소재업체들의 공급계약이 보통 연단위의 장기계약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처럼 빠른 가격전가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시차로 인하여 현재 중국은 전기차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반면, 북미와 유럽지역은 올 초 중국이 겪었던 상황을 이제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중국의 주요 전기차업체들은 배터리가격 하락에 힘입어 전기차 가격을 크게 인하하고, 8,9월 이후부터 전기차 신모델을 대거 출시하면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기차 판매량 1월 38.9만대, 2월 49.5만대, 3월 61.8만대 ……… 7월 73.8만대, 8월 79.6만대, 9월 83.2만대, 10월 88.3만대)
북미와 유럽 전기차 시장도 다소 시차를 두고 이러한 중국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가격 하락이 충분히 일어났다고 여기는 시기에 미뤄졌던 신모델들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 지금은 배터리가격 하락을 기다리는 시기
광물가격 하락이 배터리가격 하락으로 충분히 전이되지 않은 현재, 유럽/북미 OEM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이고 신차를 출시할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또한 연말에는 OEM업체와 배터리 공급업체 그리고 소재업체들이 다음 년도를 위한 단가 협상을 진행하는 시기입니다.
고금리 등으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가 아닌 현 시점에서 완성차업체들은 높은 가격에 신모델을 출시하고 가동률을 올릴 유인이 크지 않습니다.
때문에 현재 폭스바겐, 포드 등 일부 업체들이 라인 가동률을 조절하고, 이 시기에 생산라인 정비 및 확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배터리가격 하락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고 판단되는 시기에 본격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으로 보여집니다.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 전기차 가격을 보다 낮출 수 있고 기업 이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연기되었던 신모델을 출시하고 기존 전기차 판매 증가를 위한 프로모션(가격인하 인센티브 제공 등)을 본격화 하면서 전기차 판매량을 늘릴 수가 있습니다.
최근 SK온 지동섭 사장이 언론을 통해 밝혔듯 현재의 숨고르기 기간이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게 긍정적이라고 언급한 것 과도 그 맥이 닿아 있다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배터리 셀업체 뿐 아니라 한국 소재업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대략 2024년 상반기에 배터리 가격하락이 반영된 신모델과 전기차들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현재 구간의 가동률 저하는 그때의 이연수요로 되돌아올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는 중국의 사례를 통해서도 어느정도 입증되었으며, 배터리 가격 하락은 전기차 가격경쟁력으로 연결되어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것입니다.
전기차 자체의 경쟁력과 탈탄소를 위한 당위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주가 하락과 이해세력의 입장으로 현재 시장은 전기차 자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 준비가 된 소재 업체에게 큰 기회가 올 것
광물가격 하락으로 인한 배터리 가격 안정화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북미와 유럽 OEM업체들은 본격적으로 신모델 출시 및 기존 전기차 판매 확대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대략 2024년 상반기 정도를 그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때 기존물량 + 이연수요로 인해 증가하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업체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때 안정적으로 늘어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업체는 사업적으로 또 한단계 점프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경쟁업체 들과의 레이스에서 더욱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것입니다.
특히 한국 소재 업체들은 증설에 소극적인 일본 업체들 대비, 다시 한번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국내 업체들 사이에서도 이때 미래 경쟁력 격차가 다시 한번 벌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2차전지 산업은 태동기가 아닌 성장기의 초입이기 때문에 한번 경쟁에서 뒤쳐진 기업에는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각자의 분야에서 헤게모니를 지니고 있거나 강화할 수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눈 여겨 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