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
订阅者
无数据24 小时
-17 天
+730 天
吸引订阅者
七月 '26
七月 '26
+7
在0个频道中
六月 '26
+9
在0个频道中
Get PRO
五月 '26
+10
在0个频道中
Get PRO
四月 '26
+13
在0个频道中
Get PRO
三月 '26
+4
在0个频道中
Get PRO
二月 '26
+6
在0个频道中
Get PRO
一月 '26
+4
在0个频道中
Get PRO
十二月 '25
+4
在0个频道中
Get PRO
十一月 '25
+3
在0个频道中
Get PRO
十月 '25
+8
在0个频道中
Get PRO
九月 '25
+6
在0个频道中
Get PRO
八月 '25
+5
在0个频道中
Get PRO
七月 '25
+7
在0个频道中
Get PRO
六月 '25
+5
在0个频道中
Get PRO
五月 '25
+9
在0个频道中
Get PRO
四月 '25
+19
在0个频道中
Get PRO
三月 '25
+26
在0个频道中
Get PRO
二月 '25
+51
在0个频道中
Get PRO
一月 '250
在1个频道中
Get PRO
十二月 '24
+52
在2个频道中
Get PRO
十一月 '240
在1个频道中
Get PRO
十月 '240
在0个频道中
Get PRO
九月 '24
+85
在0个频道中
Get PRO
八月 '240
在0个频道中
Get PRO
七月 '24
+31
在1个频道中
| 日期 | 订阅者增长 | 提及 | 频道 | |
| 21 七月 | 0 | |||
| 20 七月 | +1 | |||
| 19 七月 | 0 | |||
| 18 七月 | 0 | |||
| 17 七月 | 0 | |||
| 16 七月 | 0 | |||
| 15 七月 | 0 | |||
| 14 七月 | 0 | |||
| 13 七月 | 0 | |||
| 12 七月 | +2 | |||
| 11 七月 | 0 | |||
| 10 七月 | 0 | |||
| 09 七月 | +1 | |||
| 08 七月 | 0 | |||
| 07 七月 | +2 | |||
| 06 七月 | +1 | |||
| 05 七月 | 0 | |||
| 04 七月 | 0 | |||
| 03 七月 | 0 | |||
| 02 七月 | 0 | |||
| 01 七月 | 0 |
频道帖子
붕괴 스타레일 4.5버전 v2 로빈•서머레토 변경점입니다.
전투 스킬: 한여름은 영혼의 연주자
기억 정령 소환
기억 정령을 필드 위에 소환한다. 기억 정령이 필드 위에 있을 시, 기억 정령이 받은 모든 제어류 디버프 상태를 해제한다(추가)
필살기: 푸른빛 랩소디에 뛰어들어
[특별 게스트]를 보유한 캐릭터가 공격 후 >> 시 로빈은 추가로 무대 열기를 1pt 획득하고, 해당 캐릭터 및 해당 캐릭터의 기억 정령은 다른 목표의 행동 게이지를 증가시킬 수 없다, 지속 시간: 2턴, 해당 캐릭터의 턴이 시작될 때마다 지속 턴 수가 1 감소한다
행동 게이지 증가
목표의 다음 행동 전 대기 간격을 줄인다(추가)
특성: 끝없는 하늘을 누비며
[Fever] 상태일 시, 로빈•서머레토와 「맑은하늘 세션」은 제어류 디버프 상태에 면역되며, [Fever] 상태가 종료되기 전까지 로빈•서머레토는 자신의 턴에 진입하지 않는다.
행동할 수 없다 삭제
행적: 즉흥 블루스
로빈•서머레토 또는 「맑은하늘 세션」이 동료가 제공하는 치유 효과 또는 실드를 받을 시, [율동]을 12스택 획득한다(최대 12스택).
로빈•서머레토는 턴마다 >> 임의의 대상 턴에 처음으로 무대 열기 획득 시 [율동]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율동]을 1스택 소모하고 에너지를 고정으로 3pt 회복한다
성혼
E1: 여름날 무리를 떠난 새
로빈•서머레토의 무대 열기 최대치가 20pt 증가하고, 아군이 턴마다 >> 임의의 대상 턴에 처음으로 전투 스킬을 발동해 로빈•서머레토가 무대 열기 획득 시 추가로 2pt 획득한다
E2: 호수 같은 마음
「맑은하늘 세션」은 아군이 가한 확정 피해를 제외한 피해의 100%를 기록하고, 기억 정령 스킬 발동 시 HP가 가장 높은 적에게 추가로 기록된(추가) 총 피해량의 11%+현재 무대 열기 스택 수x0.1%만큼 확정 피해를 가하며, 이후 기록 수치의 50%를 초기화한다
확정 피해
어떤 효과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무속성 피해, 이번 피해는 공격을 1회 가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추가)
E6: 이름 없는 노래를 부르자
저항 관통
피해를 가할 시 적의 일부 대응 피해 속성의 저항 수치를 무시한다(추가)
| 2 | 네 신앙을 기리며
선명한 빨간색 투구. 부디 누군가를 지켜줬기를
판탈로네는 조각상처럼 극장에 앉아 있었다. 오직 검지손가락만이 살아 움직이며 이따금 음악에 맞춰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오늘 공연은 거장의 명작도 아니었고, 아래쪽엔 빈자리도 꽤 많았다. 그래도 그는 이곳에 와서 홀로 앉아 있었다. 그의 주치의는 그가 공공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했다. 그래야 건강을 해치는 짓을 아예 할 수 없을 테니까. 게다가 우인단 전용 특별석에서는 동료 외의 사람에게 습격당할 일도 거의 없으니, 이곳은 그에게 최고의 장소나 다름없었다.
무대 위의 배우들은 줄곧 사랑과 포용을 노래하지만, 훈훈한 이야기는 늘 이곳 관객들에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다. 스네즈나야 사람들이 해피 엔딩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좋은 결말에 도달하기 전에 캐릭터가 반드시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겪어야만, 이 혹한의 땅 주민들을 대신해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썩어빠진 속박을 깨부수고 힘겹게 발걸음을 옮겨 숲과 얼음바람을 헤쳐 나가야만 비로소 저 멀리 온난한 세계의 높은 꼭대기를 바라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겉보기에 온난한 이 세상도 너의 집은 아니다. 너에게 가치가 없어 네 몫이 아닌 동정이나 빌어야 한다면,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뒤돌아봐선 안 된다. 이는 그가 직접 얻은 교훈이었다. 그 족쇄에 다시 포획되는 순간, 사슬은 더욱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다시 벗어나고 싶다면 그저 계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너를 더 끔찍한 상황으로 밀어 넣든 아니든 말이다.
그는 예전에 가벼운 대화를 나누다가 이 토픽을 꺼낸 적이 있다. 통제를 벗어난 이단아에 대해 그의 고향은 폭력과 구속을 사용해 길들이려 한 반면, 친구의 고향은 추방을 선택했다. 똑같은 고루함 속에서도 각기 다른 가능성이 파생된 것이다. 그 말을 하던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는데, 마치 서로의 고난에서 즐거움을 얻은 듯했다.
오해는 마시라. 그가 자신의 몸값이나 당시 손에 쥐었던 큰돈에 만족했다는 뜻이 아니니까. 그저 무의식중에 앞으로 자신의 가치가 더 오를 여지를 직감했을 뿐이다(세상에 평생 두 번이나 팔려 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하). 당시 그 여자는 마침내 말 안 듣는 별종을 떼어낼 기회를 잡은 것이었지만, 그 역시 이를 틈타 짐승조차 얼씬거리지 않는 동토를 벗어날 수 있었고, 「양부」의 엉망진창인 삶 속에서 돈이 돈을 낳는 이치를 터득했다. 비록 갱단과 결탁한 귀족들이 순이익이라는 환상을 이용해 그를 함정으로 유인하긴 했지만, 그 함정의 깊은 곳에는 귀족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세력과의 연결선이 닿아 있었다.
공연 종막의 노랫소리와 함께, 누군가 아무런 징조 없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남이 결말을 감상하는 걸 방해하는 이런 몹쓸 짓을 할 인간은 딱 한 명뿐이다. 만약 새로 온 집행관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그 욕설로 인해 두 배로 방해를 받았을 것이다.
새로운 동료에 대해 말하자면, 판탈로네는 꽤나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곳에 오자마자 온갖 절차에 불만을 쏟아내며 집행관다운 반항적인 면모를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그녀를 이용해 모험가 길드에서 한몫 챙기려던 풀치넬라의 계획은 명백히 실패했는데, 이 아가씨가 그 위선적인 정치인의 발림말에 넘어갈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의 피조물이 그 과중한 접대 업무를 확실히 도맡아 주었으니, 겉으로는 대놓고 흔쾌한 티를 낼 수 없었어도 판탈로네는 진심으로 산드로네에게 마땅한 이익을 양도했다. 이는 공정 거래의 원칙에 부합하는 일이었고, 그는 이를 100% 인정했다.
판탈로네는 애초에 이번 공연 내내 수시로 딴생각에 빠졌기에 결말에도 자연스레 별 관심이 없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막 스네즈나야성으로 돌아온 것이 분명한 도토레를 향해 몸을 돌렸고, 상대의 표정에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음을 눈치챘다. 앞서 도토레는 새로운 실험 가설을 제안한 바 있었고, 마침 그는 그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필드를 알고 있었다.
이 또한 공정한 거래의 일부였고, 그는 이를 100% 인정했다. | 22 |
| 3 | 네 피눈물을 마시고
선명한 빨간색 술병. 부디 그 안에 뭐가 담겨 있는지 모르길 바란다
첫날 밤, 그는 뒷짐을 진 채 뼛속까지 시린 찬 바람이 부는 자작나무 숲에 서 있었다. 눈가루가 안경에 묻는 건 얼굴에 떨어지는 것보다 조금 더 성가신 일이었기에, 그는 안경을 벗어 코트 주머니에 넣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잔디크는 인간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우선, 온전한 인간은 206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개 두뇌로 사고하고, 놀라거나 위협을 받으면 보통 공포를 느낀다.
다음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엄밀함을 기하기 위해 그는 「온전한」, 「대부분」, 「보통」과 같은 표현을 세심하게 추가하여, 예외적인 사례로 인해 제기될 수 있는 반박을 피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인간에 대해 가장 깊이 이해한 것은 바로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안다는 점이라 설명할 수 있다.
둘째 날 밤, 그는 빈약한 모닥불 옆에 앉아 몇몇 마을 사람들과 식물에 동물 조각이 섞인 저녁 식사를 나누어 먹었다.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검정 머리의 부인이 불이 더 잘 타오르게 하려고 모닥불을 뒤적였다. 잔디크는 왜 그렇게 하면 불길이 확 솟아오르는지 그녀가 분명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그저 옛날 사람들이 다 그렇게 했고, 또 원하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이 불문율의 해결법이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것뿐이리라.
잔디크는 그녀의 실제 나이가 겉보기보다 분명 더 어릴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몇몇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데, 비참한 삶은 늘 사람을 일찍 늙게 만들고 마음속에 원망을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들이 원망하는 대상은 추위, 굶주림, 요정, 더 높은 지위의 요정, 그리고 요정의 지위에 굴종해 버린 타락한 인간들이었다. 잔디크는 이곳 사람들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지극히 구시대적이라는 사실을 미리 전해 들었기에, 굳이 놀라는 상황은 생략할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질병과 사망은 마을 사람들이 원망하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마 사람들은 살아있을 땐 늘 본능적으로 저항하지만, 죽고 나면 오히려 모두의 수고를 덜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멀쩡한 산 사람이 나타나는 건 일종의 위협이기에 항상 원주민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기 마련이다. 다행히 인간의 본성에 통달한 잔디크는 다 준비해 둔 것이 있었으니, 앞서 언급했던 동물 조각이 바로 그의 솜씨였다.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장소가 있을 수 있을까. 얼음과 눈바람이 바깥세상의 간섭을 차단해 주니, 마치 껍질 속 세계 안의 껍질 속 세계와도 같다. 인간의 행동은 더욱 원초적으로 변하고, 역사의 흐름은 멈춰버렸다.
이곳에선 원래 더 많은 가능성이 탄생했어야 했다. 잔디크가 인간의 가능성을 논할 때, 그것이 전부 긍정적인 의미인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도토레가 물 항아리에 실험 재료를 붓고 있을 때, 멀지 않은 곳에서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가 물었다. "병에 있는 무늬는 나비인가요?"
이 아이는 호기심이 엄청난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얼어 죽을 것 같은 밤에 뛰쳐나와 그가 실험하는 모습을 구경할 리가 없었으니까. 만약 아이에게 호기심이 조금만 더 있어서, 저 흰색 자작나무 숲을 가로질러 더 멀리 달려갔더라면 어쩌면 훨씬 더 멋진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아이의 호기심에 상을 내리듯, 도토레는 빈 병을 던져주며 이건 나비가 아니라 눈이 네 개 달린 마물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자, 그 새빨간 병은 눈밭에 덩그러니 떨어졌다. 아이가 느끼는 공포는 지극히 예상 가능한 반응이었기에, 도토레는 순식간에 흥미를 잃고 다시 하던 일에 몰두했다.
열 번째 밤, 그의 가방 속 음식과 물이 크게 줄어들고, 그 대신 정신 약물 시험에 관한 상세한 기록이 자리 잡았다. 성과는 그가 예상했던 대로였다. 약물이 유도하는 정신 조작은 양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각성과 진정 모두 알맞은 쓰임새가 있으니, 수감자 심문이든 심리 치유든 꽤 괜찮은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실험 성과는 만족스러웠지만, 이는 곧 잔디크의 개인적인 시간이 끝난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제 그는 우인들의 성으로 돌아가 다시 도토레가 되어 좀 더 인간적인 일들을 해야 한다.
'정말 멀군.' 그는 스네즈나야성 방향을 바라보며 아쉬운 듯 생각했다.
자신의 뇌를 수술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편하게 차를 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 18 |
| 4 | 네게 세월을 내리라
선명한 빨간색 회중시계. 어떤 대화에 주어진 제한 시간이 기록되어 있다
스네즈나야 곳곳의 게시판에 징병 광고가 붙기 시작함과 거의 동시에, 풀치넬라는 조용하고 아늑한 빈방 몇 개를 심리 상담실로 꾸몄다.
심리 상담실은 내부에서 부르는 명칭이었고, 외부에서는 보통 「면담실」 혹은 「작은 방」이라고 불렸다. 마치 심리 상담을 필요로 하는 것이 꽁꽁 숨겨야만 하는 은밀한 질병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 외에도 「작은 검은 방」이라는 명칭도 있었는데, 누가 퍼뜨린 것인지는 몰라도 카피타노는 이에 단호히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초기 우인단은 각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비교적 전문적인 심리 상담사를 훈련시켰다. 하지만 막상 운영해 보니, 적지 않은 병사들이 낯선 사람에게 마음을 터놓기를 꺼렸다. 그들은 오히려 신뢰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방해하는 사람이 없는 환경에서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털어놓기를 원했다. 아니면 그저 한바탕 통곡하거나 말이다.
그래서 마음씨 좋은 풀치넬라는 권한을 조금 완화해 주었고, 사전예약만 승인되면 누구나 약속한 동료와 그 안에서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집행관들 역시 당연히 이 특전을 누렸다. 카피타노는 로헤팔터가 퍼프로 얼굴을 두드리며 안에서 나오는 것을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는데, 그녀의 뒤에는 핸드백을 높이 든 풀치넬라가 바짝 따라오고 있었다. 그는 시뇨라의 사생활을 엿볼 생각이 없었고, 시장님 역시 비밀을 지키는 데 능숙한 사람이었기에 두 사람은 이 일에 대해 다시는 언급하지 않았다.
후에 그는 한 번 더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밤 도토레와 판탈로네가 그 층에서 히죽거리며 함께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풀치넬라는 두 사람에게 한바탕 호통을 쳤고(「그 둘은 딴 데서 얘기하면 될 것이지, 왜 굳이 공공 자원을 점용하는 겐가?!」), 이들에 대한 제재 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담당자에게 다음번엔 저 두 놈의 신청을 가차 없이 기각하라고 전하게!」). 안타깝게도 그 둘은 두 번 다시 상담실을 사전 예약하지 않았고, 단단히 벼르고 있던 풀치넬라의 주먹이 허공을 가르는 바람에 그는 또다시 속을 끓여야만 했다.
그는 전혀 시끄럽다고 느끼지 않았다. 오랜 훈련을 거친 탓에, 때로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동료들보다 더 요란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앉아 있는 상담실은 마치 작은 방 안에 또 방이 있고, 그 안에 또 방이 겹쳐지면서… 결국 자신의 영혼이 그 정중앙에 짓눌려, 위아래 앞뒤 좌우 어디로도 옴짝달싹할 수 없어 난처해진 기분이었다.
면담실은 그리 크지 않았고 두꺼운 커튼이 쳐져 있었다. 이는 풀치넬라가 지나치게 인색해서가 아니라, 좁고 따뜻한 환경에 있을 때 사람들이 서로에게 더 쉽게 신뢰를 쌓는다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카피타노는 이 이론의 출처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잠시 생각하다가 투구를 벗어 한쪽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당시 그의 얼굴은 그렇게 끔찍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저 잘 낫지 않는 흉터가 좀 많아 보였을 뿐, 어두운 빛 아래에서는 소름 돋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를 초대해 대화를 청한 사람은 그가 예전에 직접 훈련시켰던 학생으로, 훈련을 마친 후 특수 소대에 합류한 대원이었다. 카피타노는 그가 속한 분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기에, 대화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들은 외딴 지역의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파견되었는데, 원래대로라면 비교적 쉬운 임무였어야 했지만 돌아온 생존자들은 전부 넋이 나가 있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도토레를 부르고 나서야 겨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당시 곁에 있던 카피타노는 책임감에 물었다. 「그들에게 무슨 약을 쓴 건가?」
「이거 말인가?」 도토레는 그 자리에서 개봉하지 않은 유리병을 하나 더 꺼내어 인심 쓰듯 그에게 건넸다. 「강력한 진정제지.」
그 물건은 지금도 그의 주머니에 있다. 오늘은 쓸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맞은편의 병사는 몹시 지쳐 보였는데, 남은 한 손으로 회중시계를 열었다 닫고 또다시 열며 마치 시간이 흐르는 속도를 확인하려는 듯했다.
「다들 아직도 안 믿지만, 보고서에 적힌 내용은 전부 사실이라고 약속합니다.」 병사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곳 사람들은 여왕 폐하를 전혀 모르고, 아직도 하얀 차르의 시대인 줄 알더라고요. 처음에는 우리를 요정의 충견, 눈 네 개 달린 마물이라 욕하고 물을 뿌리면서, 우리의 배신한 죄와 거짓된 신앙을 씻어내겠다고 소리쳤습니다…」
「맞습니다, 처음엔 상황이 정말 그렇게 황당했습니다! 상대방은 제대로 된 무기조차 없었고, 제 곁에선 심지어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분대장님이 천천히 다가가서 말로 타이르려 하셨죠. 지금은 이미 인간의 시대이니 우리는 더 이상…」
「그리고 그다음엔… 그다음엔…」
카피타노는 보고서를 읽었다. 생존자가 의식을 되찾은 후 남긴 기록이었고, 도토레가 그들에게 신체검사를 진행한 뒤 몇 가지 설명을 덧붙였다. 현지인들은 동족 섭취로 유발된 바이러스성 집단 히스테리를 장기간 앓고 있었다고 그는 결론지었다. 진압에 나선 병사들도 오염된 물에 닿는 바람에 결국 같은 증상을 보였지만, 감염 정도가 약해 아직 가망은 있었다. 이후 도토레는 새로운 치료 방안을 꺼내 들었는데, 뒷짐을 지고 약효를 지켜보는 모습은 마치 진짜 의사 같았다.
아주 합리적이군. 「의사」가 안경을 고쳐 쓰며 눈을 가늘게 뜨는 모습은 마치 기타 다른 사람 같았다. 이토록 폐쇄적이고 열악한 환경에 살면서, 그들이 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카피타노는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얼음처럼 차갑고도 정답인 말에 반박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대체 누구의 목덜미가 물어뜯기고, 누구의 팔이 또 누구의 배 속으로 들어갔는지, 이게 과연 「합리적」이라는 말 하나로 다 설명될 수 있는 문제란 말인가?
「됐습니다.」 병사가 갑자기 말을 끊자 카피타노의 회상도 중단되었다. 「심리 상담사가 그러더군요. 언젠가 제가 그날 일어난 모든 일을 덤덤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게 바로 다 나았다는 뜻일 거라고요. 완전 개소리입니다! …죄송합니다.」 그는 즉시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는 회중시계를 한 번 쳐다보았다. 「1시간만 뵙기로 했으니,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고 싶지는 않습니다——사실, 전 그저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것뿐이거든요.」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카피타노는 미처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을 곱씹었다.
사실 살아남은 사람은 이미 충분히 강한 거다. | 11 |
| 5 | 네 공훈을 새기고
선명한 빨간색 깃펜. 가장 젊은 피에게 물려준다
이론적으로 하늘이 내린 신권을 받은 하얀 차르를 제외하면, 나머지 요정들은 인간을 보살필 책임이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렇다고 해서 일부 요정들이 인간의 삶을 동경하는 것까지 막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마치 동토 위를 거침없이 누비는 건 아무런 재미도 없고, 코트를 단단히 여민 채 힘겹게 불을 피우는 것이야말로 진정 즐길 만한 가치가 있다는 듯이 말이다.
사실 미르코가 제 발로 인간 세상에 발을 들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는 절대 자신이 인간을 사랑하거나 동경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꽤 선견지명 있는 선택이었다고 말할 뿐이다.
그는 종종 사물을 관찰하고 몇 가지 결론을 내리곤 한다. 예를 들어, 집단의 구성을 개체 단위까지 파고드는 것은 대개 상당히 복잡한 일이지만,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가장 젊은 부류, 가장 오래된 부류, 그리고 그사이에 낀 가장 구제불능인 부류이다.
요정이든 다른 어떤 생물이든 간에, 젊은 부류는 보통 적응력이 뛰어나 종종 환경에 의해 빚어지면서도 이를 두고 자기 자신과 의미를 찾았다고 그럴듯하게 포장하곤 한다. 이들은 끓어오르는 열정으로 군대에 입대하거나 과학 연구에 투신하여, 실제 행동으로 여왕의 위광을 빛낸다.
일단 나이가 어떤 거대한 임계점을 넘어서면, 또다시 시류에 편승하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여왕이 즉위했을 무렵, 가장 먼저 받은 축하 서신 중 하나가 바로 인적이 드문 극북에서 온 것이었다. 만약 그 서명이 확실하게 대공의 반열에 속하는 것이 아니었다면, 필시 발신자가 정말로 살아있는 게 맞는지 의심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반면 그 중간 연령층은 자신들의 위대하고 훌륭한 폐하께서 재앙으로 목숨을 잃으셨다는 사실을 믿기 싫었던 건지, 아니면 왕권이 더 이상 동족의 손에 있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싫었던 건지 몰라도, 그들의 고집스러운 분노는 잠시나마 참으로 맹렬하게 불타올랐다. 동족을 비웃는 것은 십중팔구 비열하다며 비난받을 짓이지만, 미르코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딱히 인정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어차피 정치인에 대한 평가에서 비열함이란 아주 온건한 축에 속하니까. 여기에 선견지명까지 더해지면, 오히려 정세를 살필 줄 안다는 장점으로 둔갑해 버리기 마련이다.
미르코는 잠시 생각한 후, 우인단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여왕이 그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했다면 미르코는 오히려 실망했을 것이다. 그 마녀를 일단 인간의 범주에 포함시킨다고 가정해도, 스스로 우인이라 칭하는 이 조직은 아직 요정에게 자리를 배정하지 않았다. 미르코는 자신의 동기를 모든 요정의 권리를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미화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단지 머지않아 신세계가 탄생한다면, 그곳에 자신을 위해 마련된 자리가 없게 되는 상황을 원치 않았을 뿐이다.
그의 신청에 대한 우인단의 답변은 매우 간결했다. 「미르코·라쥬베이드비치·빌르셰크 씨」, 그는 자신의 이름을 속으로 읽어내렸다. 「시장에게 가서 보고하십시오」.
시장 요안나·이바노브나 여사는 스네즈나야성 평의회의 의장직도 겸임하고 있었기에, 사람들은 이를 각기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다. 외부인들은 요정이 고개를 숙여 인간의 학생으로 들어가게 한 것이 구시대를 향한 여왕 폐하의 경고라고 생각했다. 반면 「풀치넬라」가 이런 굴욕을 감수하면서까지 우인단의 자리를 쟁취하려 한 것을 두고는, 그가 탐욕에 눈이 먼 것인지 아니면 굽힐 땐 굽힐 줄 아는 자인지 알 수 없다고들 했다.
사려 깊은 정치가라면 당연히 이런 판단을 섣불리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탐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증거로 그는 이바노브나 의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그 자리의 후계자가 될 가망이 높았으니까. 수모도 적잖이 겪었다. 이바노브나 여사는 음모론적인 세계관을 구상하고 자신의 흔적을 지우는 데 무척 능숙한 사람이었는데, 풀치넬라는 어쩌면 다리가 짧은 탓인지 처음에는 그녀의 사고의 흐름을 도무지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종합해 보면, 풀치넬라는 확실히 인간에게서 별의별 것들을 다 배웠다. 충성심과 이간질, 전략 구상과 전략 구상인 척하는 법, 그리고 더러운 성질머리와 그 성질을 감추는 법 등이 그렇다. 그 덕분에 그는 겉으로는 평온하게 평의회를 주재하면서도 속으로는 당장이라도 창으로 판탈로네의 종아리를 꿰뚫어 버리고 싶어 할 수 있게 되었다. 모험가 길드를 설득하는 일에 있어서는 확실히 그가 열세였는데, 그의 업무 대부분이 스네즈나야 영토 내에서 이루어지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두고 보자'고 그는 씩씩거리며 생각했다. 명목상 회장님이 그 실실 웃는 미치광이라 할지라도, 돈과 권력이 전부 그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가게 내버려 두지는 않겠다고 말이다.
그 밖에도, 인간은 확실히 이 난쟁이 요정 신사의 몇몇 습관에 영향을 미쳤다. 이바노브나 여사가 세상을 떠난 후, 풀치넬라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후계자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가 조금만 조심하면 세상이 끝날 때까지도 거뜬히 살 수 있을 테니, 이는 다소 터무니없는 일이긴 했다. 어쩌면 언젠가 그도 지칠지도 모른다. 매일같이 기상천외한 동료들을 상대할 궁리를 하는 것에 신물이 날 수도 있겠지만, 여왕이 그들에게 들려준 이상은 그의 마음속에 자리한 더 위대하고 원대한 비전과 부합했다. 그러니 적어도 그 이상이 실현되는 날까지는 버텨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더 이상 후계자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서 훗날 그가 한 소년을 눈여겨보게 된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아약스는 분명 정치가가 될 자질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우선 그에게는 오래전부터 모시던 스승님이 있어 더 이상 누군가의 학생이 될 생각이 없었으며, 굳이 그를 이끌어 줄 길잡이를 골라야 한다면 누가 봐도 「대장」이 훨씬 적합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바노브나 여사가 과거 자신의 변화를 지켜보았던 것처럼, 풀치넬라 역시 「타르탈리아」의 성장을 지켜보았다. 어느 날 아침 회의가 끝난 후, 그는 곧 나타로 향할 카피타노에게 이 일을 넌지시 언급했고, 바로 다음 날 멀리서부터 잔뜩 신이 난 타르탈리아의 미소를 보게 되었다.
「이것 좀 보세요! 방금 『대장』님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 왔는데, 이걸 주셨어요…」
풀치넬라는 단번에 상자 안의 물건을 알아봤다. 그것은 우인단이 초창기에 외부 징병을 하던 시절, 군사들에게 지급했던 깃털펜이었다. 수백 년이 지났음에도 빛바래지 않은 것을 보면, 줄곧 정성껏 보관되어 온 것이 분명했다.
풀치넬라는 인자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끊임없이 건네지는 미래처럼, 이 또한 선견지명의 일부였다. | 12 |
| 6 | 네 공헌에 감사하며
선명한 빨간색 꽃장식. 불처럼 빛나는 영광을 상징한다
기요틴 씨는 스네즈나야성 중앙 광장에 앉아 현지인처럼 노천에서 보르시를 먹고 술을 탄 뜨거운 커피를 마셨다. 커피는 나오자마자 찬 바람에 금세 식어버렸지만, 한 모금 들이켜자 목구멍부터 뱃속까지 타들어 가는 듯했다. 총명한 기요틴 씨는 뾰족한 귀를 한 종업원이 왜 '불의 물'을 두 배로 넣으라고 추천했는지 단번에 이해했다.
폰타인에서 스네즈나야까지 가는 데 그녀는 꽤 많은 애를 먹었고, 대부분의 시간을 설원에서 보냈다. 날씨는 예상보다 추웠지만 길은 생각보다 험하지 않아, 시간을 지체하게 만든 건 이 이상한 곳뿐이었다. 그녀는 웃통을 벗고 10미터가 넘는 나무 위에서 눈더미로 뛰어내리는 사람과 마주치기도 했고, 아이들이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누가 먼저 얼음을 깨고 물에 빠지는지 경주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운이 나쁜 사람이 승자였기에, 운이 나쁜 놈이 더 즐거워했다. 이 모든 건 알랭의 그 용사와 악룡 이야기보다도 훨씬 이해하기 어려웠다.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으면서도 그녀에겐 무척이나 신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몇 달 전, 그녀는 찻잔을 들고 폰타인성의 벤치에 앉아 뿌옇고 습한 공기 너머로 맞은편 건물의 보수 공사를 지켜보며 시공 팀의 흠을 잡는 것으로 시간을 때웠다. 담당 감독관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그녀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 모습이 꽤 좋은 인상을 남겼기에 그녀는 상대가 혼자서 계속 말을 거는 것을 묵인해 주었다. 무슨 협회의 지부장이라 자칭하는 그 사람의 말투는 미적지근해서 듣다 보면 꾸벅꾸벅 졸음이 쏟아졌다. 원래대로라면 휴식을 취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었지만, 아쉽게도 알랭이 떠난 후 그녀에게는 멍하니 있거나 꾸벅꾸벅 졸 시간이 너무나도 많았고, 반쯤 잠든 상태로 연구 외의 잡무를 처리하는 것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예를 들자면, 멜모니아궁에서 알랭·기요틴 공작에게 거액의 위로금을 지급했는데, 그녀는 수전노처럼 모라를 껴안은 채 가만히 늙어 죽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분명 늙어 죽지 않을 테고, 수백 년 뒤 지하실에 귀신 들린 인형이 있다는 공포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머지않은 곳에 있는 은행에서 괜찮은 자산 관리 구성을 제공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국에서 온 은행은 그 자체로 함정 같았기에 곁에 있는 이 지부장이 그곳의 관대한 자금 지원을 아무리 칭찬한다 한들 똑똑한 기요틴 씨를 납득시킬 수는 없었다.
지나치게 친절한 지부장님은 여전히 이국의 모험에 관한 일화를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이따금씩 그녀에 대한 칭찬을 곁들였다. 그녀 같은 숙녀는 견문이 넓은 모험가의 눈에도 보기 드문 지식인이니, 그저 이곳에서 건축 구조의 오류를 수정하는 일만 돕기에는 재능이 너무 아깝다고 했다.
그래서 기요틴 씨는 손에 든 빈 찻잔을 내려놓고, 빵 맛이 나는 음료를 맛보러 가기로 했다.
어느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곳의 테이블 곁에서, 그녀는 우인단의 총괄관을 만났다.
그때 그녀는 오래된 정원이 대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생각하며, 풀로니아보다 더 굼뜬 야수 요정이 쟁반 가득 넘쳐흐르는 술잔을 수평으로 들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가면을 쓴 자는 그녀에게 세상을 구하겠다는 이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불합리한 운명은 부숴야 할 족쇄이며, 구세계를 파괴하는 것이 곧 세상을 구원하는 일이라 말했다.
운명과 구원은 모두 그녀가 들어본 토픽이었지만, 지금은 어쩐지 조금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하아, 알랭… 그녀는 생각했다. 당신은 내게 자유롭고 뛰어난 영혼을 부여해 놓고, 내가 그걸로 무얼 할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어? 하지만 이내 그녀는 다시 생각했다. 애초에 이건 알랭이 고민해야 할 것도 아니었고, 그녀 자신이 풀어야 할 인생 과제라는 것을.
성검을 든 용사와 쓰러뜨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를 악룡은 모두 과거의 이야기건만, 이 세계는 아직도 구원받기를 기다리고 있다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꼭두각시」 혹은 산드로네라 불리기 시작했고,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게 되었다. 한가할 때면 그녀는 다시 그 익숙한 자리에 앉아 멀리서 모험가 길드의 창문을 바라보곤 했다. 캐서린이라는 이름의 안내원은 우아하게 서 있었는데, 마치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과 눈보라에도 영원히 끄떡없을 것만 같았다.
누군가 근처 게시판에 극장 공연 안내문과 우인단의 징병 포스터를 붙였다. 포스터에는 여배우의 무용복보다 더 화려한 새빨간 꽃이 인쇄되어 있었는데, 이는 헌신자에게 수여하겠다고 약속한 훈장이었다. 모험가 길드가 스네즈나야의 더 깊은 곳에서 지니는 의미를 알게 된 이후로, 산드로네는 이 모든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우인단은 이상이라는 이름의 거대 괴수를 육성하고 있었으며, 인재와 정보는 모두 그 괴수에게 필수적인 자양분이었다.
가끔 몽롱해질 때면, 그녀는 자신도 그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 10 |
| 7 | 주조자의 아량
그는 우정의 덧없음이 노심의 불꽃처럼 원료만 공급되면 꺼지지 않고 타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에너지 협회 회장과 알비스 대공이 같은 난쟁이 요정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정작 평의회에서는 종종 사사건건 부딪치며 마치 철천지원수처럼 굴곤 한다.
하지만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다. 겉보기엔 화기애애하게 술잔을 부딪친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검이 숨겨져 있으며, 그 위험은 달콤한 술보다 치명적이라는 것을.
얼음 벌판을 가로지르는 철도가 개통된 후, 철도 운송을 담당할 조직 설립에 착수해야 했는데,
하지만 누가 이 조직의 지도자가 되어, 국가 전체의 열차 운행을 관장할 것인가?
하지만 이미 회장 자리에 오른 난쟁이 요정은 일찌감치 왕좌에 앉은 여왕의 의중을 알아챘고, 추천 명단에는 인간의 이름이 가득 적혀 있었다.
사람들이 그 둘이 또다시 기나긴 줄다리기와 끝없는 이면의 투쟁에 빠져들 거라 생각하던 찰나,
하지만 난쟁이 요정의 대공은 갑자기 한 발 물러서며 운송국장 추천권을 양보했다.
알고 보니 당시는 숙청된 옛 귀족의 후예들이 용광로 재의 회색빛 안개 속에서 반란의 깃발을 치켜들었을 때였다.
「도시를 불태우는 자」라 불리는 초록 숲의 바람 요정은 철도를 이용해 동토 위를 그림자처럼 이리저리 떠돌아다녔다.
같은 구 귀족인 난쟁이 요정 대공은 워낙 신중한 탓에 더 이상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어둠 속에서 때를 기다리며 이즈마일로프에게 혼란을 수습할 수완이 없을 거라 짐작했고,
그때 그가 나선다면, 틀림없이 이 성가신 동족을 고지에서 완전히 끌어내릴 수 있을 테고,
그때가 되면, 왕좌에서 눈얼음을 관장하는 군주조차 더 이상 불필요한 참견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또다시 오만한 대공의 예상을 빗나갔고, 그에 비해 너무나도 어린 난쟁이 요정은,
눈부시게 타오르는 횃불의 불길 속에서, 호협 지도자와 폭도는 결국 함께 잿더미가 되었고,
시민들 사이에서 모인 그의 자그마한 명성은 젊은 회장의 두 손에 소중히 간직되었다.
골목길에서 그는 흩어지지 않은 협객들과 함께 맹세했다:
이때부터 「고탁」이 세워졌고, 화로의 재와 철녹 속에서 사람들은 「규율」에 따라 행동하게 되었다.
주조자의 승계
그는 꿈의 확고함이 노심의 빛과 같지 않아, 횃불처럼 후계자의 손에 전해질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건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마치 아득한 옛일처럼 흐릿해지고 하얗게 바래기 시작하던 시절이었다.
눈 속에 묻힌 대지에서 생장한 거목들은 어느새 모두 하늘을 가리는 우산 지붕으로 변해 있었다.
요정은 긴 수명을 지니고 있다지만, 오랜 세월 그림자 영역을 넘나드느라 너무 많은 기력을 소모했고,
마침내 그림자의 땅의 속박에서 벗어난, 그가 되찾은 콜롬비나를 다시 만났을 때,
그녀는 그림자 영역 덕분에 세월의 흐름을 비껴갈 수 있었지만, 그는 이미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버린 후였습니다.
그녀는 그림자 영역에서 길을 잃어 놓쳐버린 모든 것을 그에게 물었다.
그는 예전에 그녀가 자신을 지도해 주었던 것처럼 모든 정보를 준비해 두었다.
대화가 끝날 무렵, 그는 자신의 몸을 지탱하며 안락의자에서 일어섰고,
나이 든 난쟁이 요정은 눈앞의 사람이 부축해 주던 팔을 놓으며,
아직 견습생이던 시절에 그랬듯,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했다.
「제가 존경하는 분, 저의 스승님, 악시냐 님이시여, 예전과 다름없는 모습을 다시 뵙게 되다니 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요.」
「저는 그저 자질이 평범한 난쟁이 요정일 뿐이라, 선생님을 위해 복수하거나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을 만한 총명함조차 갖추지 못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이 500년 동안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것, 스승님 또한 자신의 꿈과 목숨을 포기하지 않으시리라 믿는 것뿐이었습니다.」
「이 보잘것없는 제가 품고 있던 단 하나의 위대한 소망이 마침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당신께서 제게 주신 펜을 당신의 손에 돌려드리려 합니다.」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 전부를 바쳤습니다. 당신이 선사한 짧은 꿈에서 제 자신을 되찾을 대가는 제 평생을 바쳐 모두 치렀다고 생각합니다.」
「이로써 우리 사이엔 어떤 빚도 남지 않았습니다. 떠나십시오, 제가 존경하는 분, 저의 스승님, 저의…」
「악시냐」
' | 13 |
| 8 | 주조자의 계산
그는 권력의 흐름이 스위치로 격류를 조작할 수 있는 노심의 에너지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위대한 힘은 다시 모여 탄생하기 전에는 항상 셋으로 나뉘기 마련이며,
하지만 어린 난쟁이 요정은 자신에게 그 힘에 닿을 자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맨손으로 바람과 눈보라를 생성한 여주인은 심장을 부여잡고 떠났으며, 그 후로 자신의 일족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음침한 연금술사는 생명의 영원함을 쫓기 시작했고, 자신이 고대하던 재회를 위해 기나긴 기다림을 이어갔다.
그럼 백발의 콜롬비나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 그 난쟁이 요정들의 대공은?
같은 난쟁이 요정으로서, 그는 당연히 상대의 말 속에 담긴 거짓을 눈치챘다.
젊은 난쟁이 요정은 한때 상대의 명령을 따르기도 했지만, 그날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는,
빈틈없는 말로 상대의 회유를 거절하고, 속으로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스승으로 여겼던 백발의 학자가 정말로 그림자 속에서 세상을 떠났으리라고는 믿지 않았고,
그는 몇 번이고, 수없이 기존에 두려워했던 세계를 헤쳐 나가겠다고 맹세했다,
수단과 HP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혹은 상대의 차가운 몸을 찾아낼 때까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는 이 궁중 비각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한때 키테시가 칠흑의 파도로 인해 붕괴하고 멸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느꼈던 애도와 슬픔은,
하지만 이 순간 환희로 전환되었다. 그가 바둑판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키테시 성의 주인이자 광업을 관장하는 난쟁이 요정 대공은 필시 새 도시 건설에 얽매여 있을 터,
빨리, 더 빨리, 그는 누구보다도 먼저 왕좌의 새로운 주인을 알현해야 했다,
여왕 휘하 동족의 주선으로, 난쟁이 요정은 마침내 한 차례의 알현을 허락받았다.
그가 그 알현에서 과연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는 아마 당시 현장에 있던 소수의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알비스 대공이 신 키테시성에서 돌아왔을 때, 뜻밖에도 에너지 협회의 주인이 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항상 신중하시군요. 아무래도 여왕 폐하께서는 구 궁정의 실권을 쥔 요정들에게 가혹하시니까요…」
「하지만 평범하고 비천한 저 이즈마일로프, 당신이 멸시하는 가련한 동족은…」
「너희들의 거짓말에 파묻힌 것을 찾기 위해, 애당초 그런 거리낌 따윈 필요 없었지.」 | 10 |
| 9 | 원신 7.0버전 성유물 스토리 정보입니다.
주조자의 추측
그는 사람 마음의 온도가 측정을 통해 변화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노심의 온도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당시, 눈얼음의 나라의 창백한 황제가 칠흑의 탁류에 삼켜지기까지는 아직 오랜 시간이 남아 있었다.
키테시 성에서 태어난 젊은 난쟁이 요정은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모든 일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동토 위에서 동물 짐꾼이 끄는 수레를 타고 눈 덮인 옛 수도를 떠나며, 그는 익봉 아래 자리한 고향을 뒤돌아보았는데,
멀어지는 썰매 위, 화물 상자 사이에서 덜컹거리며 힐끗 바라본 것이 그곳을 향한 그의 마지막 시선이 되었다.
그는 난쟁이 요정 중 유력자가 서명한 추천서를 품에 안고, 영원히 타오르는 노심의 다이몬을 밀어 열었다,
산처럼 거대한 기계가 종일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열기를 머금은 굉음이 그의 귓가를 때렸다.
젊은 난쟁이 요정은 이에 놀라거나 두려워하기는커녕, 마음속에 차오른 흥분이 모든 것을 압도했고,
대공들의 자비로운 율령에 따라, 왕의 사랑을 받는 인간은 고된 잡무를 맡아서는 안 된다. 게다가,
인간은 요정처럼 거대한 바위를 들어 올릴 힘을 영원히 가질 수 없으며, 모든 상황에 대처할 재주 또한 없다.
젊은 난쟁이 요정은 틀림없이 이 말을 증명하는 더할 나위 없는 증거가 되었다,
그는 청각이 예민해 노심이 작동하는 소리만 듣고도 어디를 정비해야 할지 알아차렸으며,
그는 몸놀림이 뛰어나 강철로 구축된 비좁은 파이프에서도 날아다니듯 뛰어다닐 수 있습니다.
도시 에너지 공급 관리와 크레스니크 수정석에 대한 이해도로 말할 것 같으면——
젊은 난쟁이 요정 벤은 이 분야에 능통했기에 총애를 받고 추천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 이곳에서 관리자가 될 수도 있고, 나중에 경력이 충분히 쌓이면,
어쩌면 광거 운영을 관장하는 지부장 자리도 슬쩍 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난쟁이 요정 대공의 사적인 연회 자리에서였다.
광업과 에너지원의 나이 든 주인이 그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더 위대하고 중대한 과업에 너의 헌신이 필요하다, 이즈마일로프. 네가 극비 계획에 합류했으면 한다.」
「계속 지켜보고 있었네. 자네의 재능이 이 정도가 아니란 걸 알고 있지. 자네가 필요하네, 모든 사람의 행동을 감시해 주게…」
주조자의 관측
그는 세상의 흐름이 노심의 색깔처럼 관찰을 통해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는 예전에 화롯불 곁의 잡담 속에서 궁궐 휘장 뒤에 출몰한다는 백발의 콜롬비나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젊은 난쟁이 요정인 그는 처음엔 상대가 그저 차르 폐하께서 깊은 궁전에서 거둬 기르는 고아일 뿐이며,
바람과 눈보라 속에 엎드린 인간들에게 창백한 별의 왕의 자비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물이라고,
하지만 흐베르겔미르라는 이름의 연구처에 들어간 후, 그는 곧 자신이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훗날 흰색 자작나무가 생장한 궁전 깊은 곳에서, 금기를 추적하는 사람들은 그림자의 세계로부터 유물을 건져 올렸다.
그들은 황금 시대가 남긴 모든 것을 분해하고 분석하며, 세계를 구원할 모든 방향과 가능성을 모색했고,
종종 젊은 난쟁이 요정이 어떤 아이디어를 꺼내기 무섭게, 백발의 학자는 진작부터 그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가 생각을 채 펼치기도 전에 조언해 줄 준비를 마치고, 그 자신조차 아직 발견하지 못한 천재성을 칭찬해 주었다.
그녀는 그의 불안을 달래주었고, 심지어 난쟁이 요정 대공에게 모든 것을 보고해야만 하는 그의 업무까지도 알아채고 이해해 주었다.
처음 그녀를 따라 그림자 속 세계에 들어가 탐사했을 때, 그는 예전에 노심에 들어갔을 때만큼 흥분하지 않았다.
상식을 벗어난 세계는 하마터면 그를 크래시하게 만들 뻔했지만, 하필 그날 그녀가 그의 손에 펜을 쥐여주었다.
그는 미지의 영역으로 돌진하는 열차처럼 열광으로 공포를 덮어버렸다.
그는 뒤틀린 그림의 탄생에 자신만의 색을 한 획 더하고,
알 속 세계의 확장을 위해 자신만의 작은 파랑으로 청사진을 그린다.
창을 든 눈얼음의 왕이 모든 것을 휩쓰는 파도 속에서 목숨을 잃었고, 연구는 의미를 잃었다.
새로운 군주는 이 동토의 나라 구석구석에 얼음처럼 차가운 시선을 던졌고,
그리고 당연하게도, 금기를 어겨 가호를 잃은 사람들은 그녀의 자비를 받을 리 없었다.
하지만 이후 전해진 것은, 그녀가 그림자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문스러운 비보였다… | 8 |
| 10 | 에너지 협회 회장과 알비스 대공이 같은 난쟁이 요정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정작 평의회에서는 종종 사사건건 부딪치며 마치 철천지원수처럼 굴곤 한다.
하지만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다. 겉보기엔 화기애애하게 술잔을 부딪친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검이 숨겨져 있으며, 그 위험은 달콤한 술보다 치명적이라는 것을.
얼음 벌판을 가로지르는 철도가 개통된 후, 철도 운송을 담당할 조직 설립에 착수해야 했는데,
하지만 누가 이 조직의 지도자가 되어, 국가 전체의 열차 운행을 관장할 것인가?
하지만 이미 회장 자리에 오른 난쟁이 요정은 일찌감치 왕좌에 앉은 여왕의 의중을 알아챘고, 추천 명단에는 인간의 이름이 가득 적혀 있었다.
사람들이 그 둘이 또다시 기나긴 줄다리기와 끝없는 이면의 투쟁에 빠져들 거라 생각하던 찰나,
하지만 난쟁이 요정의 대공은 갑자기 한 발 물러서며 운송국장 추천권을 양보했다.
알고 보니 당시는 숙청된 옛 귀족의 후예들이 용광로 재의 회색빛 안개 속에서 반란의 깃발을 치켜들었을 때였다.
「도시를 불태우는 자」라 불리는 초록 숲의 바람 요정은 철도를 이용해 동토 위를 그림자처럼 이리저리 떠돌아다녔다.
같은 구 귀족인 난쟁이 요정 대공은 워낙 신중한 탓에 더 이상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어둠 속에서 때를 기다리며 이즈마일로프에게 혼란을 수습할 수완이 없을 거라 짐작했고,
그때 그가 나선다면, 틀림없이 이 성가신 동족을 고지에서 완전히 끌어내릴 수 있을 테고,
그때가 되면, 왕좌에서 눈얼음을 관장하는 군주조차 더 이상 불필요한 참견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또다시 오만한 대공의 예상을 빗나갔고, 그에 비해 너무나도 어린 난쟁이 요정은,
눈부시게 타오르는 횃불의 불길 속에서, 호협 지도자와 폭도는 결국 함께 잿더미가 되었고,
시민들 사이에서 모인 그의 자그마한 명성은 젊은 회장의 두 손에 소중히 간직되었다.
골목길에서 그는 흩어지지 않은 협객들과 함께 맹세했다:
이때부터 「고탁」이 세워졌고, 화로의 재와 철녹 속에서 사람들은 「규율」에 따라 행동하게 되었다.
주조자의 승계
그는 꿈의 확고함이 노심의 빛과 같지 않아, 횃불처럼 후계자의 손에 전해질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건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마치 아득한 옛일처럼 흐릿해지고 하얗게 바래기 시작하던 시절이었다.
눈 속에 묻힌 대지에서 생장한 거목들은 어느새 모두 하늘을 가리는 우산 지붕으로 변해 있었다.
요정은 긴 수명을 지니고 있다지만, 오랜 세월 그림자 영역을 넘나드느라 너무 많은 기력을 소모했고,
마침내 그림자의 땅의 속박에서 벗어난, 그가 되찾은 콜롬비나를 다시 만났을 때,
그녀는 그림자 영역 덕분에 세월의 흐름을 비껴갈 수 있었지만, 그는 이미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버린 후였습니다.
그녀는 그림자 영역에서 길을 잃어 놓쳐버린 모든 것을 그에게 물었다.
그는 예전에 그녀가 자신을 지도해 주었던 것처럼 모든 정보를 준비해 두었다.
대화가 끝날 무렵, 그는 자신의 몸을 지탱하며 안락의자에서 일어섰고,
나이 든 난쟁이 요정은 눈앞의 사람이 부축해 주던 팔을 놓으며,
아직 견습생이던 시절에 그랬듯,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했다.
「제가 존경하는 분, 저의 스승님, 악시냐 님이시여, 예전과 다름없는 모습을 다시 뵙게 되다니 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요.」
「저는 그저 자질이 평범한 난쟁이 요정일 뿐이라, 선생님을 위해 복수하거나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을 만한 총명함조차 갖추지 못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이 500년 동안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것, 스승님 또한 자신의 꿈과 목숨을 포기하지 않으시리라 믿는 것뿐이었습니다.」
「이 보잘것없는 제가 품고 있던 단 하나의 위대한 소망이 마침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당신께서 제게 주신 펜을 당신의 손에 돌려드리려 합니다.」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 전부를 바쳤습니다. 당신이 선사한 짧은 꿈에서 제 자신을 되찾을 대가는 제 평생을 바쳐 모두 치렀다고 생각합니다.」
「이로써 우리 사이엔 어떤 빚도 남지 않았습니다. 떠나십시오, 제가 존경하는 분, 저의 스승님, 저의…」
「악시냐」 | 1 |
| 11 | 원신 7.0버전 성유물 스토리 정보입니다.
주조자의 추측
그는 사람 마음의 온도가 측정을 통해 변화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노심의 온도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당시, 눈얼음의 나라의 창백한 황제가 칠흑의 탁류에 삼켜지기까지는 아직 오랜 시간이 남아 있었다.
키테시 성에서 태어난 젊은 난쟁이 요정은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모든 일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동토 위에서 동물 짐꾼이 끄는 수레를 타고 눈 덮인 옛 수도를 떠나며, 그는 익봉 아래 자리한 고향을 뒤돌아보았는데,
멀어지는 썰매 위, 화물 상자 사이에서 덜컹거리며 힐끗 바라본 것이 그곳을 향한 그의 마지막 시선이 되었다.
그는 난쟁이 요정 중 유력자가 서명한 추천서를 품에 안고, 영원히 타오르는 노심의 다이몬을 밀어 열었다,
산처럼 거대한 기계가 종일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열기를 머금은 굉음이 그의 귓가를 때렸다.
젊은 난쟁이 요정은 이에 놀라거나 두려워하기는커녕, 마음속에 차오른 흥분이 모든 것을 압도했고,
대공들의 자비로운 율령에 따라, 왕의 사랑을 받는 인간은 고된 잡무를 맡아서는 안 된다. 게다가,
인간은 요정처럼 거대한 바위를 들어 올릴 힘을 영원히 가질 수 없으며, 모든 상황에 대처할 재주 또한 없다.
젊은 난쟁이 요정은 틀림없이 이 말을 증명하는 더할 나위 없는 증거가 되었다,
그는 청각이 예민해 노심이 작동하는 소리만 듣고도 어디를 정비해야 할지 알아차렸으며,
그는 몸놀림이 뛰어나 강철로 구축된 비좁은 파이프에서도 날아다니듯 뛰어다닐 수 있습니다.
도시 에너지 공급 관리와 크레스니크 수정석에 대한 이해도로 말할 것 같으면——
젊은 난쟁이 요정 벤은 이 분야에 능통했기에 총애를 받고 추천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 이곳에서 관리자가 될 수도 있고, 나중에 경력이 충분히 쌓이면,
어쩌면 광거 운영을 관장하는 지부장 자리도 슬쩍 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난쟁이 요정 대공의 사적인 연회 자리에서였다.
광업과 에너지원의 나이 든 주인이 그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더 위대하고 중대한 과업에 너의 헌신이 필요하다, 이즈마일로프. 네가 극비 계획에 합류했으면 한다.」
「계속 지켜보고 있었네. 자네의 재능이 이 정도가 아니란 걸 알고 있지. 자네가 필요하네, 모든 사람의 행동을 감시해 주게…」
주조자의 관측
그는 세상의 흐름이 노심의 색깔처럼 관찰을 통해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는 예전에 화롯불 곁의 잡담 속에서 궁궐 휘장 뒤에 출몰한다는 백발의 콜롬비나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젊은 난쟁이 요정인 그는 처음엔 상대가 그저 차르 폐하께서 깊은 궁전에서 거둬 기르는 고아일 뿐이며,
바람과 눈보라 속에 엎드린 인간들에게 창백한 별의 왕의 자비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물이라고,
하지만 흐베르겔미르라는 이름의 연구처에 들어간 후, 그는 곧 자신이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훗날 흰색 자작나무가 생장한 궁전 깊은 곳에서, 금기를 추적하는 사람들은 그림자의 세계로부터 유물을 건져 올렸다.
그들은 황금 시대가 남긴 모든 것을 분해하고 분석하며, 세계를 구원할 모든 방향과 가능성을 모색했고,
종종 젊은 난쟁이 요정이 어떤 아이디어를 꺼내기 무섭게, 백발의 학자는 진작부터 그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가 생각을 채 펼치기도 전에 조언해 줄 준비를 마치고, 그 자신조차 아직 발견하지 못한 천재성을 칭찬해 주었다.
그녀는 그의 불안을 달래주었고, 심지어 난쟁이 요정 대공에게 모든 것을 보고해야만 하는 그의 업무까지도 알아채고 이해해 주었다.
처음 그녀를 따라 그림자 속 세계에 들어가 탐사했을 때, 그는 예전에 노심에 들어갔을 때만큼 흥분하지 않았다.
상식을 벗어난 세계는 하마터면 그를 크래시하게 만들 뻔했지만, 하필 그날 그녀가 그의 손에 펜을 쥐여주었다.
그는 미지의 영역으로 돌진하는 열차처럼 열광으로 공포를 덮어버렸다.
그는 뒤틀린 그림의 탄생에 자신만의 색을 한 획 더하고,
알 속 세계의 확장을 위해 자신만의 작은 파랑으로 청사진을 그린다.
창을 든 눈얼음의 왕이 모든 것을 휩쓰는 파도 속에서 목숨을 잃었고, 연구는 의미를 잃었다.
새로운 군주는 이 동토의 나라 구석구석에 얼음처럼 차가운 시선을 던졌고,
그리고 당연하게도, 금기를 어겨 가호를 잃은 사람들은 그녀의 자비를 받을 리 없었다.
하지만 이후 전해진 것은, 그녀가 그림자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문스러운 비보였다…
주조자의 계산
그는 권력의 흐름이 스위치로 격류를 조작할 수 있는 노심의 에너지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위대한 힘은 다시 모여 탄생하기 전에는 항상 셋으로 나뉘기 마련이며,
하지만 어린 난쟁이 요정은 자신에게 그 힘에 닿을 자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맨손으로 바람과 눈보라를 생성한 여주인은 심장을 부여잡고 떠났으며, 그 후로 자신의 일족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음침한 연금술사는 생명의 영원함을 쫓기 시작했고, 자신이 고대하던 재회를 위해 기나긴 기다림을 이어갔다.
그럼 백발의 콜롬비나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 그 난쟁이 요정들의 대공은?
같은 난쟁이 요정으로서, 그는 당연히 상대의 말 속에 담긴 거짓을 눈치챘다.
젊은 난쟁이 요정은 한때 상대의 명령을 따르기도 했지만, 그날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는,
빈틈없는 말로 상대의 회유를 거절하고, 속으로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스승으로 여겼던 백발의 학자가 정말로 그림자 속에서 세상을 떠났으리라고는 믿지 않았고,
그는 몇 번이고, 수없이 기존에 두려워했던 세계를 헤쳐 나가겠다고 맹세했다,
수단과 HP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혹은 상대의 차가운 몸을 찾아낼 때까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는 이 궁중 비각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한때 키테시가 칠흑의 파도로 인해 붕괴하고 멸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느꼈던 애도와 슬픔은,
하지만 이 순간 환희로 전환되었다. 그가 바둑판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키테시 성의 주인이자 광업을 관장하는 난쟁이 요정 대공은 필시 새 도시 건설에 얽매여 있을 터,
빨리, 더 빨리, 그는 누구보다도 먼저 왕좌의 새로운 주인을 알현해야 했다,
여왕 휘하 동족의 주선으로, 난쟁이 요정은 마침내 한 차례의 알현을 허락받았다.
그가 그 알현에서 과연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는 아마 당시 현장에 있던 소수의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알비스 대공이 신 키테시성에서 돌아왔을 때, 뜻밖에도 에너지 협회의 주인이 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항상 신중하시군요. 아무래도 여왕 폐하께서는 구 궁정의 실권을 쥔 요정들에게 가혹하시니까요…」
「하지만 평범하고 비천한 저 이즈마일로프, 당신이 멸시하는 가련한 동족은…」
「너희들의 거짓말에 파묻힌 것을 찾기 위해, 애당초 그런 거리낌 따윈 필요 없었지.」
주조자의 아량
그는 우정의 덧없음이 노심의 불꽃처럼 원료만 공급되면 꺼지지 않고 타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 1 |
| 12 | 파수의 노래 >> 수호의 노래(창)
원소 반응 발동 후 장착 캐릭터의 원소 에너지를 4pt 회복한다. 해당 효과는 9초마다 최대 1회 발동한다. 별빛 반응 발동 후 12초 동안 장착 캐릭터의 공격력이 20% 증가한다.
장착 캐릭터가 대기 상태일 때도 상술한 효과가 발동된다
「천진난만한 마네치카야, 내일은 또 누구에게 큰소리칠까?」
「난폭한 마네치카야, 오늘은 왜 더 이상 미소 짓지 않니?」
「존경스러운 마네치카여, 어제는 그대를 슬프게 하였는가?」
「마네치카여, 이 땅은 한때 그대의 수호를 받았지.」
회색 화로재 땅의 아이들은 줄곧 그 오래된 민요를 부르고 있지.
노래 속에서 상상하며, 아이들은 수호자처럼 창을 휘두르는 법을 배우네.
최초의 소녀여, 수호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저 고독한 울피였지.
인도자의 이름을 빌려 허세를 부리며, 굶주림과 기댈 곳 없는 처지를 감추었다:
「이 창을 알아본다면, 이곳에서 마네치카의 뒤를 누가 봐주는지 잘 알 텐데!」
「빨리 공양하지 못할까! 호밀빵 한 조각에, 버터랑 과일잼은 두 배로 발라서.」
소녀가 허둥지둥 사과하며 빵을 반으로 나눠 용서를 구하려 하자, 그 사람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설원의 울피야, 네 사냥감을 마음껏 즐기렴.」
「두려워 말거라. 이제부터 너는 마땅히 받아야 할 보살핌을 받게 될 테니.」
그 후의 소녀는 인도자를 따라 악을 물리치고 선을 행하며 창을 휘둘렀고,
가끔은 늑대 무리를 이끌고, 안내에 따라 난로재의 회색빛 정의를 순진하게 수호했어.
도시를 불태우는 자의 만행이 이 땅을 불태우고, 사람들의 터전을 파괴하려 할 때까지.
마지막 투쟁이 다가오자 인도자를 따라 먼 길을 떠나며, 이별하기 전 사람들에게 경고했다:
「나쁜 짓 할 생각 마, 힘을 믿고 남을 괴롭히지도 말고. 떳떳하지 못한 짓을 하려거든,」
「우리한테 들켰다간, 돌아오는 날 절대 편히 지내지 못할 줄 알아.」
홀로 돌아온 소녀는 침착한 우두머리 늑대가 되는 법을 배웠지, 어렵게 얻은 평안을 위해,
인도자의 마지막 당부를 위해. 맹세를 가슴에 새기고, 이제부터 홀로 수호의 중책을 짊어지길.
「큰 손해를 봤어! 처음엔 빵 반 조각만 있어도 빚을 청산할 수 있었는데, 마네치카는 오빠의 보살핌에 매수당하고 말았으니까.」
「정말 수지맞는 장사였어. 이 이야기는 꼭 전해서 후손들이 영원히 인도자의 빚을 기억하게 해야 해.」
수호의 세월이 이토록 오래 흘러, 눈 덮인 나라가 더 이상 상처투성이가 아닐 정도였다.
아이들이 자라나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도 이야기를 품은 채 대지에 뿌리내려 싹을 틔울 만큼.
「천진난만한 마네치카야, 내일은 또 누구에게 큰소리칠까?」
「난폭한 마네치카여, 오늘은 어째서 더 이상 미소 짓지 않는가?」
「존경스러운 마네치카여, 어제는 그대를 슬프게 하였는가?」
「마네치카여, 난로재의 땅은 영원히 그대의 고향이랍니다.」
잿더미 땅의 아이들은, 계속해서 그 오래된 민요를 부르고 있어. | 9 |
| 13 | 옥빛 장궁(활)
장착 캐릭터를 제외하고, 파티 캐릭터 1명당:
· 원소 타입이 장착 캐릭터와 동일할 시: 장착 캐릭터의 원소 마스터리가 64pt 증가한다.
· 원소 타입이 장착 캐릭터와 다를 시: 장착 캐릭터의 공격력이 12% 증가한다.
상기의 두 가지 효과는 총 3스택까지 중첩되며, 원소 타입이 동일한 효과가 우선 적용된다. | 9 |
| 14 | 이단을 가르는 불꽃(한손검)
고독한 빛의 추락
장착 캐릭터가 원소전투 스킬 발동 후, 「동공의 빛」을 획득한다: 지속 시간 동안 장착 캐릭터의 이동 거리를 기록해, 매초마다 이전 1초 동안 기록한 이동 거리를 기반으로 장착 캐릭터가 최소 18%, 최대 36%의 공격력 보너스를 획득한다. 해당 효과 지속 시간: 14초. 14초마다 최대 1회 발동하며, 장착 캐릭터가 퇴장 시 효과가 제거된다
새롭게 타오르는 불꽃이 피어오르는 열기를 머금고, 훗날 불에 그을려 갈라진 자국이 남게 될 바위 계단을 하나씩 밟고 올라올 때,
시종들을 물리고 오직 홀로 남은 왕의 홀에서, 그는 빈 왕좌를 향해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예를 끝내고 몸을 일으켰다.
가죽 검집에서 뽑은 검은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예전 같은 예리함마저 잃어버렸지만,
하지만 주인이 정성껏 관리한 덕분에, 수십 년 동안 조금의 먼지 더미조차 쌓이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는 사실 검을 다루는 데 능숙하지 않다. 그가 혐오하는 몸속의 반쪽짜리 혈통이 그에게 일반인을 아득히 뛰어넘는 힘을 부여했기에,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가 금문에 정통하여 마술을 부리듯 무지갯빛을 다룰 수 있다고 알고 있지만, 그가 맨손으로도 용과 힘을 겨룰 수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이 무기를 얻게 된 계기는 조금 특이한데, 수많은 영웅이 용의 후예의 어느 거점을 소탕한 뒤,
사람들은 유해와 장치 사이에서 모닥불을 피웠고, 술을 몇 잔 들이켜자 다들 말에 거침이 없어졌다.
「거대 괴수를 상대할 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당연히 양손 대검이지. 상대의 움직임을 잘 노려서 머리에 일격을 가하면, 머리가 아무리 단단한 적이라도 한참 동안 기절할 수밖에 없거든.」
「내 화살에 묻은 독이 그 멍청한 거대 괴수들의 뼛속 깊이 스며들지 않았다면, 네 그 굼뜬 움직임으로 어떻게 대검으로 머리를 쉽게 겨냥하고 공격할 틈이나 생겼겠어?」
「나는 오히려 익키에가 열소를 역이용해 녀석들을 유인한 함정이 큰 공을 세웠다고 생각해. 함정에 빠진 기계 병사들이 오랜 시간 동안 약점을 드러냈거든.」
「오라버니가 발톱 공격을 피하고 공중에서 한 손으로 회전 베기를 한 다음, 용의 등에 올라탄 모습도 정말 멋졌어. 용의 머리를 절벽에 들이박은 그 한 방도 최고였고!」
「정말 못 참겠군, 이 남매가 서로 치켜세우는 걸 언제쯤 안 들을 수 있을까. 차라리 마간이 피리 부는 걸 듣고 말지.」
「어떤 무기가 제일 쓸만한지, 누구한테 판가름해 달라고 하자고!」 그러자 시끌벅적하던 사람들은 고기를 들고 다가오는 빨간 머리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잘 구운 고기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취객들의 입을 틀어막고는, 그림자 속에 서 있는 녀석을 흘끗 쳐다보았다. 「가장 좋은 무기라…」
모든 무기를 사용할 줄 아는 남자는 당연히 모두가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지만, 화염 같은 머리카락의 남자가 그에게 시선을 돌리자,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군, 그럴 수밖에 없지. 자신이 당연히 상대방의 가장 완벽한 무기일 텐데, 달리 무슨 가능성이 있겠어?
「맞다, 넌 계속 무기가 없었지? 좋아, 이렇게 하자. 넌 어떤 무기를 원해, 그걸… 어떤 무기가 제일 좋은 걸로 칠까!」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이런 뜬금없는 질문을 남에게 떠넘기는 것 역시 사람을 난감하게 만드는 그 남자의 버릇 중 하나였다. 그는 선택을 내렸다…
그 자리에서 그의 대답에 기뻐한 사람은 아마 아후푸와 골치 아픈 질문에 대답하지 않아도 된 남자뿐이었을 것이다.
후자는 약속을 지켰는데, 꽤나 의미심장하게도 불로 고대 용의 피조물을 정련해 그에게 선물할 예리한 검을 만들어 주었다.
「사냥해서 얻은 소재로 무기를 제작하는 건 여기서도 일종의 정석이니까.」
「한번 써 봐. 소재랑 무게 중심 모두 네 몸에 맞춰서 조정해 뒀어.」
남자가 건네준 검이 손에 안 맞을 리 없었다. 그는 수차례 스스로를 미끼로 삼았고, 이 검으로 경악에 찬 적의 목을 베어내기도 했다.
그는 이 검으로 인간과 다른 모든 이단을 사냥하겠다고 맹세했고, 이 검을 선물해 준 그분을 위해 오직 인간만을 위한 나라를 세우고자 했다.
하지만 어쩌면 이 검으로 전투를 한 지 너무 오래된 탓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사실, 그는 검을 잘 다루지 못한다.
크림슨 빛 두 눈의 소년, 아직 앳된 분노 어린 얼굴이 그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고, 신에 필적하는 거대한 힘이,
이단을 베는 검을 그의 손에서 벗어나게 했고, 그가 늪에 빠지려던 찰나 그의 가슴을 꿰뚫었다.
그는 상대를 바라보았고, 몸은 서서히 칠흑 같은 수렁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는 두 눈을 감기 전, 찰나의 순간 자신도 모르게 시선 한구석에 비친 적안 소년의 불꽃을,
슬픈 표정을 지은 교활한 붉은여우가 무너져 내리는 궁전 한구석을 아른거리며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로 착각하고 말았다. | 8 |
| 15 | 서리 숨결(장병기)
혼신의 투척
얼음 원소 또는 물 원소 관련 반응 발동 후 15초 동안 장착 캐릭터의 공격력이 20% 증가하고, 파티 내 자신의 다른 캐릭터의 원소 에너지를 6pt 회복한다. 해당 효과는 16초마다 최대 1회 발동된다
그 당시의 소년은 흰색 껍질이 모두 벗겨진 자작나무 같았고, 남은 온기마저 모두 사라진 어두운 화로의 회색 재처럼,
얼음 위에서 힘없이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맑은 눈동자에는 최고의 무예를 갈망하는 서늘한 빛이 비치고 있었다.
「넌 당연히 못 하지. 나조차 못 이기면서.」 진홍빛 눈의 왕녀가 대답했다,
「네가 물은 건 이 세상에 더 강한 창이 있느냐는 거잖아. 네가 배울 수 있느냐가 아니라.」
「나도 광활한 서리 평원을 꿰뚫고 마수 떼를 가루로 짓이겨 버릴 만한 창의 일격을 본 적이 있지,」
「저 이거 배울래요!」 순박하고 열의에 찬 소년은 피곤함도 잊은 채 신이 나서 벌떡 일어나며,
「일단 똑바로 서는 법부터 배우라고, 꼬맹아.」
그 후, 세월은 지난날의 따스했던 가르침을 빙결시켰고, 전쟁의 불길은 극북의 황야를 불태웠다.
분쟁의 피바다 속에서 왕이 되기를 맹세한 모노마흐는 끊임없이 자신의 창술을 연마했다.
더 멀리, 더 멀리, 더 멀리——
던져진 창이 은빛 별처럼 떨어져,
얼음 호수에 깊이 잠긴 물 님프를 꿰뚫어라!
깊은 숲속에 숨은 황소를 꿰뚫어라!
산맥처럼 우람한 거대 괴수를 꿰뚫어라!
이것이 바로 과거 수많은 요정 씨족을 도륙했던 피의 왕녀가 그에게 들려주었던 지고의 창술이니,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우리 황제 모노마흐시여, 수많은 겨울에도 꺾이지 않은 불패의 정복자이자 위엄과 자애를 갖춘 아버지시여!
모든 요정과 인간이 일제히 창백한 별의 옥좌 좌하에 엎드려, 광활한 북방을 통일한 왕을 한목소리로 칭송했으나,
하지만 사랑의 이름으로 만민을 다스리는 그 신의 마음속을 맴도는 의문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스승님이 예전에 말씀하셨던, 찰나의 순간 광활한 설원을 꿰뚫는 창격은 끝내 재현할 수 없었다.
있는 힘껏 창을 화살처럼 쏘아내도, 고작 스네즈나야의 절반을 가로지를 수 있을 뿐이었다——
수천 번의 겨울이 지나고, 눈 덮인 나라는 굉음을 내는 톱니바퀴와 타오르는 쇳물을 맞이했다.
용맹하고 지혜로운 노황제는 작열하는 공방을 친히 방문하여, 최근 양산된 기묘한 무장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맞아, 예전에 스승님이 말씀 안 하셨던 것 같아, | 12 |
| 16 | 황금빛 선율(양손검)
낮과 밤의 교향곡
장착 캐릭터는 10초마다 다음 순서에 따라 해당하는 효과의 「조화의 악장」을 연주한다: 공격력 18% 증가/원소 마스터리 120pt 증가/별빛 반응 피해 28% 증가. 각 악장 효과는 10초 동안 지속되며, 장착 캐릭터가 대기 상태일 때도 상술한 효과가 발동된다.
별빛 반응 발동 후, 추가로 별빛 반응 발동 시 연주하던 악장 효과와 동일한 「조화의 악장·다음」을 획득한다, 지속 시간: 12초. 해당 효과는 기존 악장 효과와 중첩될 수 있으며, 12초마다 최대 1회 발동된다 | 10 |
| 17 | 서리 숨결(장병기)
혼신의 투척
얼음 원소 또는 물 원소 관련 반응 발동 후 15초 동안 장착 캐릭터의 공격력이 20% 증가하고, 파티 내 자신의 다른 캐릭터의 원소 에너지를 6pt 회복한다. 해당 효과는 16초마다 최대 1회 발동된다 | 3 |
| 18 | 불씨의 근원 >> 불꽃의 인도자(한손검)
원소 반응 발동 후 12초 동안 장착 캐릭터의 공격력이 16% 증가하며, 별빛 반응을 발동하고 12초가 지난 후, 장착 캐릭터가 주는 별빛 반응 피해가 16% 증가한다.
장착 캐릭터가 파티 대기 상태일 때도 해당 효과가 발동된다
「수많은 세월 전, 한 요정 대공이 어둠 속에서 묵묵히 공양을 받았으며,」
「숙청의 손이 그를 죽이고, 오래된 성씨와 잊혀진 유해만을 남겼다.」
이와 같은 영광스러운 시 구절도 생존 게임 속에서는 결국 먼지 더미에 묻히기 마련이다.
패배한 소년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예언 속 존칭을 뒤죽박죽으로 섞어 썼다:
「화로재 땅의 진주, 성씨가 고귀하신 대인, 시뇨라, 존경하는 각하,」
「당신과 저는 본디 원한이 없습니다. 그저 힘겨루기였을 뿐, 가장자리를 넘지 않는 다툼이었지요.」
「승부는 났지만, 악수하고 화해해서 이 긴 거리의 더러운 먼지 더미를 함께 쓸어버리는 건 어떨까.」
「이 일은 분명 화로재 사람들의 칭송을 받을 것이며, 거짓 인의를 내세우는 어르신들이 바람결에 스치는 소문만 들어도 벌벌 떨게 만들 것이오.」
진주 같은 콜롬비나가 오만한 표정으로 위협적인 말투로 말했다:
「잘 들어라, 키테시의 석탄재, 버러지, 훔칠 줄만 아는 인간이여:」
「네 패배를 명심하고, 그녀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내기에 따라 떠나라.」
「이 성씨 또한 기억해 두어라, 잃어버린 모든 것을 기필코 되찾을 터이니,」
「언젠가 그 누구도 감히 대공 후예의 신성한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할 것이다.」
소년은 패배에 연연하지 않고 여전히 불의에 맞서는 것을 놀이처럼 여겼으며, 갈수록 사람들의 추앙을 받으며 정의의 길을 인도했다.
반면 콜롬비나는 만행 속에서 양분을 얻어 「성을 불태우는 자」를 이명으로 삼았고, 파멸과 공허의 왕으로 추대되었다.
다시 격돌했을 때, 과거의 자존심 싸움은 이미 시민의 안위가 달린 투쟁으로 변해 있었고,
과거의 승패는 뒤바뀌었다. 서로를 인정하던 상대를 마주하자 인도자의 마음속에 절로 연민이 우러나왔고,
예전의 교활함은 온데간데없이 장난스러운 기색을 거두고, 정색하며 간곡히 타일렀다:
「고귀한 성씨는 이제 불순한 자들에 의해 공허한 깃발로 엮여, 결국 네 모든 것을 잃게 만들었지.」
「하지만 사람들은 벽난로의 재와 키테시성, 나아가 스네즈나야의 이름으로 여전히 널 용서하려 한단다.」
과거의 패장에게 패배했음에도, 진주 같은 콜롬비나는 여전히 오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높이 치켜들었다:
「성을 불태운 자와 그녀의 종자들은 절대 스네즈나야에 귀속되지 않을 것이며, 회색 난로재의 땅은 더더욱 대공의 후예가 마땅히 머물 곳이 아니다,」
「비천하고, 자비를 가장하며, 위선적인——역사의 투기꾼들은 영원히 화해와 용서를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계획된 세 번째 만남은 두 사람의 마지막 재회가 되었다. 고동치는 파멸의 심장은,
그때는 이미 화약이 되어, 용광로로 향하는 열차를 통해 만물의 말로를 비추려던 참이었다.
도시를 불태우는 자와 그녀의 수하들은 크레스니크의 횃불을 폭파해, 스네즈나야가 그녀의 오래된 성씨를 위해 장례를 치르게 하려고 모의했으며,
날카로운 검과 같은 인도자이자 루치킨을 창시한 고대인은 사람들을 이끌고 폭도들의 광기를 다시 한번 저지했다.
마지막 그 투쟁에 관해서는 후세에 전해지는 이야기 속에서도 수천 가지의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오직 인도자의 신도들이 백 년 동안 여전히 그 과거를 지치지 않고 이야기하며 전해왔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그의 관용은 도리어 성을 불태운 자의 분노를 샀고, 애석하게도 그의 인의는 폭도들을 뉘우치게 하지 못했다.」
「전황이 교착 상태에 이르렀을 때, 두 사람은 나란히 용광로 위로 뛰어올랐고, 끝내 함께 불 속으로 떨어져 동귀어진하고 말았다.」
황야의 동토를 뒤덮은 짙은 안개는 추락이 가져온 새로운 여명 속에서 서광과 함께 걷혔다.
과거의 승패가 이미 판가름 났는지는, 회색 재의 땅의 날카로운 검과 영롱한 진주가 깊은 잠에 빠진 탓에 끝내 알 수 없게 되었다.
어둠이 그들의 눈을 가렸다. 다행히도 대지에 떨어진 보검은 얕게 쌓인 눈 속에서 누군가의 손에 거두어졌다.
「사람들을 수호하는 장검이여, 네가 안내하는 길은 반드시 훗날 찾아올 이들이 따를 법도가 되리라.」 | 11 |
| 19 | 촌심의 잔향 >> 충성의 메아리(법구)
원소 반응 발동 후 12초 동안 장착 캐릭터의 원소 마스터리가 60pt 증가하며, 별빛 반응을 발동하고 12초가 지난 후, 장착 캐릭터가 주는 별빛 반응 피해가 16% 증가한다.
장착 캐릭터가 파티 대기 상태일 때도 해당 효과가 발동된다
태생적으로 동족보다 훨씬 왜소한 난쟁이 요정은 그 어디에서도 자신이 속할 곳을 찾기 힘들다.
구부정한 몸 탓에 요괴들의 조롱을 받았고, 기괴한 외모 때문에 인간의 영토에서는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이미 인간에게 충성을 맹세한 동족 때문에, 나는 태어날 때부터 배신자라는 오명을 짊어져야 한단 말인가?
설마 남을 즐겁게 하는 광대 노릇이나 하며 권력자들에게 빌붙는 것 외에는 이 세상에 발붙일 방법이 없단 말인가?
「방황하는 동족이여, 알아두거라: 여왕이 세운 나라에는 우리가 설 자리가 없다.」
「인간에게 복수하자: 그들의 이간질과 터무니없는 권력 놀음에 맞서기 위해: 요정은 본디 눈얼음의 주인이니.」
몸이 굽은 난쟁이 요정은 그렇게 도시를 불태우는 자와 그녀의 권속에게 거두어져, 옛 대공의 고귀한 가문을 섬기게 되었다.
포악한 늑대 요괴와 어울리며 현자의 숭고한 계시를 듣고, 그 후로 파멸과 공허의 깃발을 따랐다.
성을 불태우는 자 곁에 잠복해 있던 밀정은 하루아침에 발각되었고, 가혹한 고문과 회유가 번갈아 그에게 가해졌다——
「배은망덕한 놈! 우리가 너 같은 이방인을 거두어 주었건만, 돌아온 것은 배신뿐이구나.」
「길을 잃은 어린 양이여, 지금부터라도 진실을 고하기만 한다면 아직 관용과 비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쇠사슬로 옭아매든 사탕으로 회유하든, 침묵만이 처형인이 얻은 모든 메아리였다.
「사욕과 원한을 감춘 이상으로 더 이상 사람들을 기만해선 안 되며, 횃불을 파괴하려는 음모는 반드시 정의의 저지를 받을 것이다.」
「난쟁이 요정이 충성을 맹세한 대상은 인간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공존하는 미래다. 가식은 집어치워라. 기꺼이 죽음의 달콤함을 맛보겠노라.」
유물을 통해 전해진 여음은 그가 미처 보지 못한 밝은 미래와 함께 마침내 동료에게 밀보를 전해주었다.
이것이 바로 난쟁이 요정의 이야기입니다. 찰나처럼 스쳐 가며, 그 충성스러운 마음으로도 역사 속에 짧은 기억 하나 남기지 못했죠.
오직 인도자만이 그의 원수를 갚기로 결심했다. 함께 길을 걸어온 정과 오랜 세월 지켜온 굳건함을 위해,
그가 기나긴 혹한의 밤 속에서도 결코 길을 잃지 않고, 충성의 맹세를 단 한 번도 잊지 않았기에:
「비굴함은 내 사전에 없다. 언젠가 세상도 알게 될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바레누하가 결코 허리를 굽히지 않았다는 것을.」 | 12 |
| 20 | 눈의 >> 서리의 서약(활)
장착 캐릭터가 원소전투 스킬 발동 후 12초 동안 원소 마스터리가 120pt 증가한다
「무릇 내가 관할하는 모든 땅은 마땅히 그 법도를 유지하고 안녕을 수호해야 할지니;」
「공포를 조장하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는 모두 법에 따라 엄단해야 한다.」
「인간의 나약함을 극복하여 기나긴 변경을 평안무사하게 지키며;」
「쓸모없는 감정을 버리고, 눈얼음의 심장이 영원히 고동치게 하라.」
질서와 혼돈의 분쟁이자 경비병과 파멸의 전투이며, 그 이후에야 비로소 옛 친구 간의 대결인 것이다.
과거, 젊은 인간은 운송국의 지도자가 아니었고, 창백한 요정 역시 아직 성을 불태우는 자를 곁에서 모시지 않았다.
세상의 불공평함을 안타까워하고, 이유 없는 투쟁을 개탄했다. 두 사람은 뜻이 잘 맞고 실력도 막상막하였기에,
인간과 요정이 물과 불처럼 상극이던 시대에, 놀랍게도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우정이 싹텄다.
「혼란은 희망을 잉태하고, 폐허 위에서야 비로소 재건할 수 있는 법. 파멸은 결코 까닭 없는 것이 아니며, 황금과도 같은 새 생명을 위함이다.」
「하지만 폭력은 이미 이 나라를 상처투성이로 만들었어. 대지 위의 생명들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질서와 법도야.」
이 땅을 위해 행할 도의를 두고 두 사람의 뜻은 엇갈렸다: 인간과 요정은 결국 같은 이상을 품기 어려웠다.
비록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소원으로 우정을 끝맺었지만, 질서의 정의는 본디 파멸의 만행과 공존할 수 없는 법이다.
교전은 이미 기정사실이었다: 인간은 「체코타」를 이끌고 법도와 질서의 주관자가 되어 눈보라 속에서 세상을 수호했으며;
흰 이슬이 응결하여 서리가 되고, 서릿발이 이슬물로 화하며, 무쇠 종이 세 번, 또 세 번 울릴 때.
열차가 흰색 자작나무 숲을 지나고 날카로운 검과 밝은 진주가 떨어지며, 다년간의 투쟁도 마침내 끝을 맞이한다.
요정은 폭도들의 엄호를 받으며 도망쳤지만, 「체코타」 지도자의 두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활을 당기고, 화살을 매겨, 대상을 겨누는 동작에 멈춤은 없었다. 요정이 눈치라도 챈 듯 그를 돌아볼 때까지.
인간은 무심결에 스스로에게 물었다: 쉼 없이 고동치는 이 심장은, 언제부터 눈서리처럼 얼음장같이 차가워진 걸까?
하지만 인도자의 죽음이 여전히 눈앞에 생생했다. 인간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옛 벗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활을 건네며 남긴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이 활은 에플로긴에게 바치는 것이 아니라, 질서의 호위병에게 주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슬픔과 연민을 느껴야 하지만, 「체코타」의 지도자는 중생의 법도를 위해 판결을 내려야 한다.
먼 훗날의 인간은 결국 달리는 열차에 생명을 바치고, 기나긴 눈보라 속으로 영혼을 돌려보낼 것이다.
「인간의 나약함을 극복하고, 기나긴 변경을 평안하고 탈 없게 지키며,」
「쓸모없는 감정을 버리고, 눈얼음의 심장이 영원히 고동치게 하리라.」
「권력 아래 겸손함을 잃지 않게 하시고, 책임 속에서 양심을 저버리지 않게 하시며,」
「비겁함과 오만함을 멀리하고, 이 맹세를 영원히 저버리지 않게 하소서.」 | 12 |
